[한상숙기자] SK 정근우가 매 타석 안타를 때리며 팀 위기 탈출에 선봉장이 됐다.
정근우는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타수 4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눈부시게 활약했다. 볼넷까지 포함하면 들어선 5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한 놀라운 성적이다. 정근우는 날쌘 발을 앞세운 도루까지 더해 롯데 격파에 앞장섰다.
1승 2패로 뒤져 맞은 4차전. 이날도 패하면 SK의 가을 야구도 막을 내린다. 다행히 선두타자 정근우의 만점활약 덕분에 SK가 다시 기회를 잡았다. 4차전을 2-1로 이긴 SK는 22일 홈에서 롯데와 5차전을 치른다.
정근우는 1회초 첫 타석부터 중전안타를 날리며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정근우의 도루 성공 이후 박재상의 볼넷으로 SK는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최정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고, 이호준이 우익수 뜬공을 때렸다. 이 때 홈을 노리던 정근우의 발이 미끄러지며 뛸 타이밍을 놓쳤다. 계속된 2사 2, 3루에서는 박정권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허무하게 이닝이 종료됐다.
3회초에도 무사 1루에서 정근우는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 득점 기회를 엮어냈다. 하지만 후속타가 잠잠했고, 상대 유격수 실책까지 더해 2사 만루 찬스까지 잡았으나 박정권이 또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정근우는 세 번째 타석이던 5회 1사 후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박재상의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정근우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가 만들어낸 선취점이었다.
7회 첫 타자로 나선 정근우는 바뀐 투수 강영식으로부터 좌익수 쪽 2루타를 뽑아냈다. 3루쪽 땅볼 타구를 롯데 3루수 황재균이 놓쳐 공이 외야로 흘렀고, 그 사이 2루까지 달렸다. 이어 박재상 타석에서는 포수 견제구에 걸렸으나 주저없이 3루로 뛰어 살며 공격 흐름을 이어간 정근우는 최정의 좌중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의 2-0 리드를 이끌었다. 그는 9회에도 중전안타를 때렸으나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았다.
정근우는 5타석 들어서 모두 살아나갔고, 팀이 올린 2득점을 모두 자신이 홈을 밟아 올렸다. 톱타자로서 만점 활약. 5타석 출루 기록은 포스트시즌 및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출루 타이기록(포스트시즌 22번째, 플레이오프 7번째)이기도 하다.
경기 후 정근우는 "2차전 내주고 흐름을 뺏긴 느낌이었다. 그게 3차전까지 이어졌다. 4차전을 앞두고 즐겁게 우리 야구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맹활약한 소감을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부진했던 시즌 성적과 맞물려 포스트시즌 실패 위기가 더 크게 다가왔다. 정근우는 올 시즌 타율 2할6푼6리(467타수 124안타) 46타점 22도루 8홈런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정근우는 "아침에 일어나 3차전과 시즌을 되돌아봤다. 그동안 순리대로 잘 돼 올 시즌에 나태했던 것 같다. 1번타자로서, 옛날 정근우처럼 다부지게 하려고 했다. 미련없이 끝내고 싶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정근우는 "다행히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을 수 있는 5차전을 치르게 됐다. 흐름을 가져온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5차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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