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5년 동안 쌓아온 것을 깰 수 없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로 몰린 SK. 4차전에서도 패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은 물거품이 된다. 1차전 승리 후 2, 3차전을 연달아 내주면서 SK가 위기를 맞았다.
마지막 일전이 될 수도 있는 플레이오프 4차전. 20일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SK 선수들의 표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오히려 여유가 엿보일 정도. 전날 선발 송은범의 등판에 우려를 드러냈던 이만수 감독도 이날 선발 마리오에 대해 "6이닝은 막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리오가 공을 긁어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며 "선수들이 잘 움직인다. 오늘은 예감이 좋다"면서 흐뭇해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연일 부진한 타선에 대해서는 "오늘도 그대로 간다.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부진했던 것을 만회할 때가 됐다"며 힘을 내는 모습이었다.
이만수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아침 식사 도중 선수들에게 편지를 써 수석코치에게 전달했다. 수석코치는 훈련 전 미팅에서 이 편지를 읽었다. 이 감독은 "편지 내용은 밝힐 수 없다. 오늘 승리 후 인터뷰 자리에서 편지를 공개하겠다. 승장이 돼 길게 인터뷰하고 싶다"며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SK에 처져 있는 선수는 없었다. 다들 "오늘은 반드시 이긴다"면서 서로 응원했다. 주장 박정권은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단, 선수들에게 창피한 야구는 하지 말자고 말했다. 어제 경기는 창피한 수준이었다. 지더라도 용납할 수 있는, SK다운 야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제 패한 뒤 다들 각자 다짐하지 않았겠나. 오늘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차전서 호투했던 김광현은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면서 "선수들이 오히려 편해 보인다. 우리는 이럴 때 잘한다. 5년 동안 쌓아온 것을 깰 수 없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때마침 4차전 선발 투수인 마리오가 김광현의 옆을 지나갔다. 김광현이 "레츠 고!"라고 외치자 마리오가 "파이팅"이라고 받아쳤다. 벼랑 끝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은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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