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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의 고백 "도루왕 꼭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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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도루라는 게 일단 누상에 나가야 하는 거고, 나가도 매 타석 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도루왕'을 향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루 부문 2위에 올라있는 서건창(넥센)에게 도루왕 타이틀에 대해 묻자 긴 설명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도루 3개는 금방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어휴… 도루라는 게 일단 누상에 나가야 조건이 성립되는 거잖아요. 또 나가도 매 타석 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뛸 상황이 아니면 못 뛰는 건데. 안타는 마음을 먹고 칠 수도 있지만, 도루는 일단 조건이 중요하니까. 아무튼 여러 가지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건창은 26일 현재 도루 37개를 기록, 이용규(KIA, 40개)에 3개 뒤진 2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페이스를 보면 서건창의 도루왕 획득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8월까지 25도루를 기록했던 서건창은 9월 들어 치른 17경기에서 무려 12도루를 성공했다. 순위도 빠르게 올라가 어느덧 김주찬(롯데, 32개)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서건창은 "쫓아가는 처지니 마음이 급하지는 않아요. 반대로 내가 만약 선두라면 조급할 것 같기도 한데. 처음부터 경쟁을 했던 게 아니라 막판에 따라간 거니까. 도루를 많이 해서 (도루왕이) 되면 좋죠. 그런데 그렇게 욕심나지는 않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여기까지가 원론적인 대답. 서건창에게 조금 더 솔직한 심정을 물었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넥센 유니폼을 입고 늦깎이 프로 데뷔를 한 그는 첫 해부터 월등한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자신의 빠른 발과 야구 센스를 입증할 도루 타이틀이 눈앞에 있다.

서건창은 "제가 또 언제 이런 기회를 잡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마지막까지 도루왕 타이틀을 놓고 이용규 선배와 경합을 벌인다니. 내년이나 그 다음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니까. 사실, 기회가 왔으니 도루왕은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박흥식 넥센 타격코치는 서건창을 가리켜 "공격과 수비, 주루가 다 되는 선수"라며 "이런 선수가 팀에 3명만 있으면 우승도 문제없다"고 했다. 이에 서건창은 "내가 이렇게 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고 자신의 성공적인 활약에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서건창뿐 아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신화'를 그가 만들어가고 있다.

서건창은 "구름 위에 붕 떠있는 기분? 그게 맞다. (신인왕이나 도루왕) 수상 여부를 떠나, 올 한 해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 입단 테스트부터 마무리 훈련,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열심히 뛴 보람이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 조용히 웃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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