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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아이들' 이명주, 포항에 8년만의 신인왕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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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인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117명(드래프트 94명, 추가지명 23명)이 K리그에 입문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재목이 별로 없다.

지난해는 광주FC의 이승기(27경기 8골 2도움)와 포항 스틸러스의 고무열(28경기 10골 3도움)이 2파전을 벌인 가운데 경남FC 윤일록(26경기 4골 6도움)이 치고나와 막판까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최종 승자는 이승기였다. 고무열, 윤일록이 주로 교체멤버로 나왔지만 이승기는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신생팀 광주 돌풍에 앞장섰다. 이승기는 A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포항 입장에서는 속 쓰린 결과였다. 포항 구단 내부에서 고무열의 신인왕 만들기에 홍보 등을 너무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포항은 전통적으로 스타의 산실이다. 1985년 포철 시절 이흥실 현 전북 현대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1998년 이동국(전북 현대), 2004년 문민귀 등 신인왕을 배출했다. 1992년 홍명보(전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지만 9골 5도움을 올린 신태용(현 성남 일화 감독)에 밀렸다. 아무래도 수비수보다 공격수가 유리한 점이 있었다. 수비수 출신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지만 단 한 번 뿐인 신인상을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장 많이 신인을 배출한 구단이 4회의 FC서울(안양, LG 시절 포함→1994 최용수, 2003 정조국, 2005 박주영, 2008 이승렬)이니 포항의 성과도 높이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아픔을 지우기 위해 포항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이명주다. 그가 문민귀 이후 8년 만에 포항에 신인왕을 안겨다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 31라운드에서 이명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명주는 '황선홍의 아이들'로 불릴 정도로 황 감독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지만 공격력을 갖추고 있어 22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1골 3도움으로 공격포인트가 많지는 않지만 포항이 자랑하는 패싱 플레이의 한 축이다.

신형민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자지라로 이적해 중원 공백이 우려됐지만 이명주가 황지수와 짝을 맞춰 포항의 중심을 잡았다. 이날 수원전에서도 흔들림 없이 수비와 공격 전환에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이며 팀의 2-1 승리로 승점 3점 수확에 공헌했다.

경쟁자들의 팀 내 입지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이명주의 신인왕으로 향하는 길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심동운(전남 드래곤즈, 2골)이나 문상윤(인천 유나이티드, 1골 1도움), 이한샘(광주FC, 2골), 조영훈(대구FC) 모두 선발과 교체를 오가고 있다. 이명주를 제외하고는 그룹B 팀 소속이라는 점에서 신인왕 욕심을 더 키우게 한다.

이미 포항 팬들에게는 이명주가 신인왕이다. 지난 1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지역 포스코계열사, 외주파트너사 등 포스코패밀리사 임직원 4천여 명이 모인 '포스코패밀리 소통과 화합 한마당' 행사에서도 그는 인기 만점이었다.

포항 유호성 사업홍보팀장은 "노병준, 황진성 등 익히 알려진 선수들보다 이명주의 인기가 많아서 놀랐다. 여기저기서 막걸리 한 잔 하고 가라는 권유를 받을 정도로 바쁜 몸이었다"라고 전했다.

포항은 정규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런 목표 중 하나라도 성과를 내는 데 이명주가 공헌을 한다면 여건은 더욱 좋아질 수 있다.

황 감독은 "신인치고는 열심히 하고 있다. 공수 균형 중심의 축구를 하다 보니 공격 가담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데 공격포인트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말 신인왕 자격이 충분하다"라며 애제자 이명주를 적극 홍보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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