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기성용, '택배 크로스'로 만회하다

[최용재기자] 기성용(23, 스완지 시티)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기성용은 11일 오후(한국시간)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하대성(FC서울)과 호흡을 맞췄다.

전반 초반 우즈베키스탄에 밀린 한국은 12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기성용의 통한의 자책골이었다. 제파로프의 코너킥을 투르수노프가 백헤딩으로 연결하자 문전에 있던 기성용이 머리로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한국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통한의 자책골. 기성용은 마음의 짐을 안고 뛰어야만 했다. 기성용은 자책골을 만회하기 위해 투지를 불살랐다.

한국은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 종반까지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한국이 만회골을 넣지 못하며 뒤진 채 끝나려던 찰나에 기성용이 해냈다. 기성용이 장기인 '택배 크로스'로 한국의 동점골을 도왔다. 전반 44분 아크 왼쪽 먼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 기성용은 오른발로 프리킥을 올렸고 공은 문전에 있던 곽태휘의 머리로 정확히 향했다. 곽태휘는 골키퍼의 손을 피해 헤딩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우즈베키스탄 골망을 흔들었다.

자책골을 넣은 마음의 짐은 '택배 크로스' 도움으로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기성용은 자책골로 인해 움츠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중원의 주도권을 찾아왔고, 한국의 동점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런 뜨거운 열정으로 기성용은 지옥에서 빠져나와 천국으로 향할 수 있었다.

기성용의 동점골 도움과 이동국의 추가골로 한국은 2-2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역전 리드를 잡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동점을 허용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원정경기라는 부담감 속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얻었다. 자책골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당당하게 우즈베키스탄 문전으로 전진한 기성용의 투지가 한국의 패배를 막는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