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의 '허파' 이용래(26)가 튼튼한 심장을 확인받으며 새 출발을 선언했다.
이용래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자지라로 이적을 시도했다. 그런데 메디컬 테스트에서 'QT 연장 증후군'이라는, 심장 이상 진단을 받아 이적이 사실상 무산됐다.
'QT 연장 증후군은 평소 아무 이상이 없다가 운동이나 흥분으로 자극 받으면 갑자기 실신하거나 심장마비 등 돌연사 우려가 있는 유전성 질환이다. 이용래의 선수생활에 치명적인 선고나 다름없었다.
이용래는 자신의 심장 이상 소견에 대해 어이가 없었다. 2011 아시안컵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짝인 중앙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매 경기 '산소탱크' 박지성(퀸즈 파크 레인저스)보다 더 많은 이동거리를 기록했던 그다.
지구력과 폐활량 등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었기에 심장 이상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이용래의 이적은 불발됐고 그 대신 포항 스틸러스의 신형민이 알 자지라의 유니폼을 입었다.
꼬인 이적 상황에서 이용래는 수원 구단의 도움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전도, 유전자 정밀 검사 등을 받았고, 어떤 징후나 가족력도 없다는 진단 결과를 받고서야 한숨 돌렸다.
그래도 마음에 받은 상처는 어쩔 수 없었다. 일부 팬들은 이적 시도를 했던 그를 '배신자'로 규정하는 등 비판적인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 역시 복잡한 상황에 머리가 터질 정도로 힘들었고 팀 분위기도 바닥을 쳤다.
이용래는 윤성효 감독과의 면담 등으로 어렵게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 수원 구단도 떠나려던 그를 대범하게 품에 안았다.
지난 3일 수원의 강원도 강릉 전지훈련에 합류한 이용래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다시 섰다. 6일 강릉 월드구장에서 만난 이용래는 환한 미소로 수원의 후반기 역전 우승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수원이 시즌 초반에 잘 나가다가 문제가 생겼었다. 이제는 팀의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 몸 상태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아서 괜찮다"라며 결초보은의 자세로 상위 그룹 리그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시즌 내내 그에게는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이 따라다녔다. 이를 숨기고 뛰느라 힘들었었다는 이용래는 "약을 먹으면서 참았는데 이제는 다 나았다. 몸상태는 완벽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건은 1위 FC서울과의 격차 좁히기다. 서울은 승점 64점으로 수원에 11점이나 앞서 있다. 그래도 최근 서울에 FA컵 포함 6연승을 기록하는 등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천적 관계를 과시했다.
그는 "서울과의 라이벌 의식이 승리에 일조하는 것 같다. 전술도 전술이지만 투지나 정신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앞서는 것 같다"라며 스플릿 시스템 하에 만나는 2번의 겨루기에서 승점 6점을 챙기면 충분히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수원의 부활을 이끌면 국가대표 복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조광래호의 황태자였던 그는 지난해 12월 최강희 감독 부임 후 대표팀과의 인연이 끊겼다. A매치 17경기 경력은 모두 과거가 됐다.
이용래는 "대표팀 복귀는 내가 수원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언제든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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