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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화 3년 '8-6-8', 감독만의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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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8위, 6위, 그리고 또 8위가 유력하다. 시즌 중 전격 사퇴한 한대화(52)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한화 이글스의 최근 3년간 성적이다.

물론 감독은 성적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팀 성적이 나지 않는 것은 감독만의 책임이 아닌 경우가 흔이 있다. 한 감독이 재임했던 한화의 최근 3년간도 그렇다.

한 감독이 처음 사령탑을 맡았던 2010년은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상황이었다. 직전 시즌인 2009년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화는 2010년을 앞두고 팀의 핵심 전력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나란히 FA 자격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최하위였던 전력이 더욱 약해진 셈.

대들보 2개가 빠져나간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꿈을 위해 해외로 진출한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범호를 대신해 주전 3루수로 활약하던 송광민이 구단의 미숙한 일처리로 시즌 중 돌연 군입대를 하게 됐다. 2010년에도 한화가 8위를 기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2년 연속 최하위는 한화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1년에도 한화는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다. 오히려 전력 누수가 심해졌다.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던 우타거포 김태완이 공익근무로 입대했고, 왼손 투수의 공을 기가 막히게 때려낸다던 오른손 대타 요원 정현석도 경찰청에 입단했다. 전체 1순위로 신인 유창식을 지명한 것이 거의 유일한 전력 보강이었다.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음에도 이도형, 최영필 등 아직 쓸 만한 노장들을 은퇴로 내몰았다. FA를 선언한 것에 대한 '괘씸죄' 성격이었다. 이들은 FA 선언 후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한 채 이도형은 은퇴를 했고, 최영필은 해외 독립리그를 거쳐 올 시즌 SK에 입단했다. 최영필은 올 시즌 SK 불펜에서 2승1패5홀드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국내 복귀한 이범호를 영입하지 못했다. 이범호는 친정팀 한화가 제시한 조건에 실망을 한 채 KIA와 계약을 해버렸다. '우리가 아니면 갈 곳이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프랜차이즈 스타를 타구단에 빼앗겨버린 꼴이었다.

다행히 시즌 중반 합류한 두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와 데니 바티스타의 활약을 앞세워 후반기 대반격에 나선 한화는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다. 한 시즌 최다인 11번의 끝내기 승리를 기록하는 등 팬들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선사한 한대화 감독은 '야왕'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얻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한화가 한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박찬호와 김태균, 송신영을 한꺼번에 영입하며 선발진과 중심타선, 불펜을 보강한 것. 그러나 이들 셋의 영입으로 팀 전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오산이었다.

최고 연봉 대우를 해준 김태균은 제 몫을 해냈고 박찬호도 선발진에 힘을 보탰지만 두 선수의 활약이 팀 전력을 급상승시킬 수는 없었다. 여기에 불펜의 핵으로 기대를 모았던 송신영은 1군보다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세 선수의 영입만으로 리빌딩을 가속화하려고 했던 것은 구단의 안일한 생각이었던 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 역시 선수들에게 부담감만을 안겨줬다.

올 시즌 가장 큰 아쉬움은 외국인 선수의 영입 실패다. 5년간 지켜본 끝에 영입했다던 브라이언 배스는 1군 무대 단 2경기에 등판해 1.2이닝만을 던지고 짐을 쌌다. 두 달여의 용병 공백 끝에 그의 대체자로 입단한 션 헨 역시 2패 평균자책점 8.40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한 감독은 배스의 투구를 지켜본 뒤 일찌감치 교체를 요청했지만 뒤늦게 퇴출이 결정된 후에도 교체까지 2개월 가까이 시간이 걸렸다. 선발 투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불펜 요원인 션 헨을 대체 선수로 영입한 것도 이해하기 힘든 조치였다. 이렇듯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한 감독 부임 3년간 여러 문제점만 노출하고 사령탑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올 시즌 역시 한 번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한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짊어졌다. 구단은 '자진 사퇴'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경질' 성격이었다. 한 감독은 지금껏 많은 감독들이 그랬듯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당초 한화 구단 측은 "한대화 감독이 시즌 중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고한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8일 "감독님이 너무 피곤해 하신다. 그렇다면 쉬시라고 감독님의 뜻을 받아들였다"고 한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고 발표했다.

한대화 감독이 책임을 지고 떠나긴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약체' 한화의 책임을 온전히 감독에게만 묻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리빌딩 작업을 쳬계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가진 자원을 전력 극대화로 이끌어내지 못한 한 감독에게도 분명 책임은 있다. 그렇지만 한화 구단 역시 사령탑을 제대로 뒷받침했는지는 수백 번 자문해봐야 할 대목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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