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축구가 드디어 '4강 징크스'를 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박주영 구자철의 골로 2-0으로 승리하며 대망의 동메달을 따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남자축구의 4강 진출은 이번이 세 번째다. '붉은악마'를 알린 1983년 멕시코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한국은 처음 4강에 올랐다. 폴란드와 3, 4위전에서 1-2로 패해 아쉽게 4위로 마감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로 두 번째 4강에 진출하는 기적같은 일을 연출했다. 독일과 4강전에서 0-1로 패해 3, 4위전으로 밀렸고 터키에 2-3으로 패하면서 최종 4위가 됐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세 번째 4강에 성공한 홍명보호도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브라질과 준결승에서 0-3으로 패했다. 3-4위전으로 밀리면서 이번에도 4강에만 만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3-4위전 상대가 숙적 일본으로 결정돼 더욱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사상 첫 동메달 도전과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동기부여는 태극전사들을 정신력으로 중무장시켰다.
일본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아시아 최초로 시상대에 오른 바 있다. 매번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새 역사가 됐지만 올림픽에서는 일본이 앞섰던 것이다. 일본에게 2번째 동메달을 넘겨줄 수 없었던 한국의 집념이 빛났다.
홍명보 감독 개인적으로도 4강 징크스를 깼다. 1992년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해 1993년 6개 팀 중 4위에 머물렀다. 1999년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도 일왕배 4강, 2004년 LA 갤럭시에서 미국프로축구 플레이오프에서도 떨어지며 4강을 넘지 못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의 멤버였지만 역시 4강에서 멈췄다. 홍 감독의 선수 시절 아쉬움까지 날려버린 감동의 동메달 획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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