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가 일본 진출 첫해부터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적응'이라는 단어도 어울리지 않는다.
이대호는 5일 니혼햄을 상대로 시즌 12호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도 3할까지 끌어올렸다. 일본 '스포츠닛폰'의 6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대호는 "몸이 전혀 열리지 않았다. 완벽한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15경기, 21일만의 홈런 손맛을 본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1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가 부상으로 복귀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대호의 1위 등극은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타점 부문에서도 2타점을 추가하며 48타점을 기록,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홈런, 타점 뿐만이 아니다. 3할 타율 고지를 밟으며 타격 순위에서도 6위를 유지했다. 힘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이대호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홈런 1위 나카무라(0.258), 3위 페냐(소프트뱅크, 0.249)의 타율과 비교하면 타율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3할9푼2리의 출루율은 퍼시픽리그 2위에 해당하고, 5할의 장타율은 3위의 성적이다. 단, 높은 출루율에도 득점은 15위(29득점)에 불과하다. 워낙 약한 팀 타선 탓에 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볼넷도 3위(39개)에 올라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팀 성적이 아직도 퍼시픽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릭스는 5일 현재 28승 6무 39패로 5위 소프트뱅크에 2.5경기 차 뒤져 있다. 5일 경기에서도 이대호의 투런포가 터지며 1-4로 뒤지던 경기를 3-4까지 쫓아갔지면 더 이상 추격은 없었다. 결국 오릭스는 그대로 무릎을 꿇으며 시즌 첫 '3연전 싹쓸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도 "실수 투성이다. 찬스를 만들어도 스스로 놓쳐버린다"고 터지지 않는 팀 타선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 몫을 해내고 있는 타자는 이대호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팀은 최하위지만 이대호는 리그 정상급 타자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벌써 1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함까지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이 일본 진출 데뷔 시즌이라는 점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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