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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 믿었던 수비마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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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SK의 연패 악몽이 믿었던 수비마저 덮쳤다. '금성철벽'과 같았던 SK 수비진이 흔들리고 있다.

SK 야구의 기본은 탄탄한 수비력이다. 실점 위기를 호수비로 꽁꽁 틀어막고 상대의 허점을 노려 점수를 올린다. 정근우, 최정이 지키는 내야와 박재상, 김강민이 버티는 외야는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상대 타자는 맥이 풀리고 머릿속이 뒤엉킨다. 다음 플레이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상대 흐름을 차단하고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호수비의 효과다. 이만수 감독도 "SK 성적의 비결은 수비 덕분"이라며 야수들의 수비 실력을 높이 샀다.

올 시즌 SK의 팀 실책은 23개로 가장 적었다. 가장 많은 LG의 50개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다. 탄탄한 수비진은 투수의 평정심을 돕고, 자신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SK는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지켜왔다.

그런데 이는 6월 20일까지 58경기를 치르면서의 성적이다. 불펜의 핵인 정우람과 박희수가 1군서 제외되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6월 21일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SK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9차례의 실책을 저질렀다. 이 기간만 놓고 보면 넥센(1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고, 송구 미스도 나왔다. 최근 5연패에 빠지며 순위는 공동 4위까지 내려앉았다. 너무 낯설어 보이는 SK의 이상 징후다.

문제는 이같은 실책이 경기 분위기를 망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4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실책이 나왔다. 1-4로 뒤진 6회말 1사 3루 상황을 이어받아 구원등판한 엄정욱이 첫 타자 용덕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점수는 1-5로 벌어졌다. 엄정욱은 전준우를 삼진으로 잡은 뒤 1루로 견제구를 던졌으나 뒤로 빠지고 말았다. 그 사이 용덕한이 2루를 지나 3루에 안착했다. 이만수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다행히 다음 주자 김주찬을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이날 SK는 3-5로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어이없는 끝내기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광주 KIA전서는 두 개의 실책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0으로 앞선 9회말 1사 1루서 투수 이재영이 최희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중견수 김강민이 이를 빠뜨린 사이 최희섭이 2루까지 뛰어 1사 2, 3루가 됐다. SK는 김상훈을 고의 4구로 거른 뒤 윤완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만루 상황서 이용규의 유격수 앞 땅볼을 최윤석이 잡지 못해 경기는 그대로 1-2로 끝났다. 허무한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다. 이후 SK는 다음 경기서도 패하며 3연패를 기록했다.

연패 속 뒤숭숭한 분위기서 수비력마저 힘을 잃었다. "우리는 수비 못하면 진다. 수비가 97∼98% 정도 완벽하게 돼야 우승할 수 있다"는 이만수 감독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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