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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과 정수빈의 발, 두산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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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전통적으로 두산 베어스는 탄탄한 투수진에 화끈한 장타력을 보유한 팀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빠른 발이다.

그런데 극심한 타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올 시즌엔 장기인 발도 얼어붙었다. 29일 경기 이전까지 팀도루 5위(65개)에 그치고 있다. 단순히 도루 숫자가 적은 것보다 상대 내야를 당황케 하는 활기찬 주루 플레이 자체가 크게 줄었다. 타선 전체가 슬럼프에 빠진 영향이 발에까지 미친 셈이다.

그러나 29일 잠실 롯데전에선 오랜만에 '두산 다운' 모습이 나타났다. 빠른 발과 재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내야를 휘저었다. 덕분에 팽팽할 것 같았던 경기의 균형을 깨며 6-1 승리를 만들어냈다. 승리의 공신은 8번 고영민, 1번 정수빈 두 '날쌘돌이'였다.

3회말 두산 공격. 선두 고영민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1사 뒤 정수빈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 그러나 2루 주자 고영민은 공이 굴러오는 방향에 서 있던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앞에서 시야를 절묘하게 가렸다. 타구가 자신에게 날아오자 가볍게 점프한 뒤 엉거주춤하다 2루로 귀루했다.

공을 보지 못한 문규현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이 순간 타자주자 정수빈은 1루에서 살았다. 2사 2루가 될 상황이 1사 1,2루로 변했다. 후속 김재호의 내야땅볼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해 상황은 2사 2,3루.

다음 타자 최준석의 타구는 평범한 내야 플라이. 그러나 2아웃인 데다 최준석의 파워를 감안한 롯데 3루수 황재균은 깊숙히 수비위치를 잡고 있었다. 높이 뜬 타구가 자신의 앞 쪽으로 떨어지자 황재균은 부리나케 뛰어나와 다이빙까지 했지만 공은 글러브를 외면했다. 이 순간 3루주자 고영민은 물론 2루주자 정수빈까지 홈에서 살았다. 특히 3루를 돌던 정수빈은 공이 잔디 위에 떨어지는 걸 목격하자마자 부리나케 뛰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순간적인 판단과 빠른 발, 과감한 슬라이딩이 일치돼 만들어진 득점이었다.

5회 두산의 득점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선두 고영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종욱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롯데 수비진은 정수빈의 기습번트에 대비해 전진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정수빈은 강공을 선택했고, 타구는 유격수 머리 뒤쪽으로 크게 날아 올랐다.

정상적인 수비위치였다면 문규현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 그러나 유격수와 중견수 전준우 사이에는 빈 공간이 크게 생겼고, 공은 그 가운데로 떨어졌다. 문규현은 뒤로, 전준우는 앞으로 부리나케 달려갔지만 공은 이번에도 롯데 수비수들의 글러브를 거부했다. 고영민은 여유있게 홈플레이트를 밟았고, 정수빈은 2루에 안착했다. 평범한 내야 플라이가 될 타구가 순식간에 2루타로 돌변한 것이다.

양승호 감독은 6회초 공격 뒤 3루수에 박준서, 유격수 자리에 정훈을 동시에 교체 투입했다.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쳤다는 '문책성 교체'였다. 그리고 이들의 실책성 플레이를 유발한 것은 두산 주자들의 빨른 발이었다.

오랜만에 시원한 주루 플레이로 필요한 점수를 얻은 두산은 선발 노경은의 역투까지 더해지면서 중요한 주말 3연전서 먼저 1승을 거둘 수 있었다. 선두 롯데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줄이며 상위권 도약을 바라보게 됐다. 반면 롯데는 생각지도 못한 '실책성 안타'를 내준 것이 빌미가 돼 연승행진이 7경기서 멈췄다. 무엇보다 에이스 송승준이 등판한 경기서 패해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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