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늘도 대기 명단에 넣으려고 했는데…"
광주FC 최만희 감독은 자신감이 상실된 팀 공격수 김동섭(23)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지난해 광주의 창단과 함께 일본 시미즈 S-펄스에서 돌아온 김동섭은 27경기 출전해 7골 2도움을 기록하며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일본에서 부상당했던 후유증으로 시즌 내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제 몫을 해줘 올 시즌 광주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부담이 컸는지 김동섭은 기대한 만큼 활약해주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서의 활약도 미약해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을지 모른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최만희 감독은 2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1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을 앞두고 김동섭을 자신감 회복 차원에서 선발로 내세웠다.
최 감독은 "지난 7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에 나가서 좋은 찬스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한 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보였다. 몸도 마찬가지였다. 약간 소심한 친구라 걱정된다"라며 마음속 불안함이 팀에서의 플레이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동섭은 지동원(선덜랜드), 김현성(FC서울) 등과 올림픽 대표팀 공격수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로 박주영(아스널)의 대표선발이 유력해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피마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골 가뭄에 시달리면서 김동섭의 심리적 압박은 더해갔다. 최 감독은 "플레이에서 자연스러움이 없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지 않겠느냐"라며 어느 시점에는 치고 올라갈 것으로 믿었다.
일본에서 고생했던 것을 기억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김동섭은 시미즈 시절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J2리그 도쿠시마로 임대되는 등 수모를 겪었다. 초고교급 선수에서 평범한 선수로 추락을 맛본 순간이었다.
최 감독은 "아직 젊은 선수다. 큰 무대에서 뛸 기회도 있다. 일본에서 고생을 해봤는데 이 정도의 어려움은 충분히 견딜 것이다.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고비를 이겨내는 것도 해봐야되지 않겠느냐"라고 조언했다.
최 감독의 금쪽같은 조언을 들었는지, 김동섭은 이날 전남을 상대로 두 골을 몰아치며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최 감독은 제몫을 다한 김동섭을 후반 11분 빼주며 격려했다. 다음 경기인 18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서 또 골을 넣으라는 암묵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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