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박정권, 어디 아파서 내려갔어요?"
2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김진욱 두산 감독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SK는 이날 박정권을 2군으로 내리고 박진만을 1군 콜업했다. "성적이 안 좋아서 내려갔다"는 취재진의 말을 들은 김 감독은 "부진해서? 완전히 살아났던데"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박정권은 지난 22일 두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다음날인 23일엔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전보다 정타가 늘어나며 타격감이 서서히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첫날 경기 후 선수들에게 '박정권이 살아났다.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자 없을 때 솔로홈런을 맞는 것은 괜찮다. 단, 타격감이 살아난 타자 앞에 주자를 두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이 점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홈런 치기 전부터 타격감이 살아난 것이 눈에 보이더라. 방망이 나오는 것부터 달라졌다. 어제 타구가 전부 수비에 막혔지만, 공은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전날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SK 선발 제춘모가 내려간 뒤 마운드를 이어받은 엄정욱을 상대로 4연속 안타를 뽑아내 3점을 올렸다. 5-2로 이긴 두산은 2연승을 달렸다. 김 감독은 "제춘모 공이 눈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타석에 서면 그렇지 않다. 108㎞ 변화구를 던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피칭을 하더라. 연타를 안 맞는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량 득점을 뽑아낸 엄정욱에 대해서는 "구속도 높고 공이 좋아 보였지만 변화구가 밋밋했다. 본인도 당황했을 것이다. 타자로서는 치기 어려운 공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한편 SK 이만수 감독은 박정권의 2군행에 대해 "두 달 동안 힘들었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이 가장 낮다. (박)정권이가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 팀은 힘들다. 몇 번이나 망설이다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정권의 시즌 타율은 1할8푼4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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