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역전극으로 4연패 탈출, 또 '역전 악몽' 한화 4연패

[석명기자] 잔인한 승부였다. 7-8위간 대결. 그것도 연패에 빠진 팀끼리 만나 누군가는 연패 수렁에 더 깊이 몸을 묻어야 했다.

KIA가 한화에 역전승을 거두며 간신히 연패에서 벗어났다. KIA는 22일 광주 한화전에서 0-3으로 끌려가다 7회 1점, 8회 3점을 내 4-3으로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KIA는 4연패를 끊어내고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한화는 또 다시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역전패의 악몽에 시달리며 4연패를 당했고 꼴찌 탈출의 험난함을 실감해야 했다. 7위 KIA와는 2.5게임으로 간격이 벌어졌다.

KIA는 이기긴 했어도 진땀승이었다. 경기 초중반 숱한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끌려갔고, 경기를 뒤집은 다음에는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재역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0-3으로 뒤지던 KIA의 반격은 7회말부터 시작됐다. 김선빈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만회했다. 8회말에는 한화의 잇따른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이범호의 안타 후 안치홍의 유격수 땅볼 때 하주석이 볼을 빠트리는 실책을 범해줘 1, 2루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최희섭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3-3 동점.

한화는 동점을 내주고 무사 2루 실점 위기가 계속되자 마무리 바티스타를 투입하는 강수로 연패 탈출 의지를 보였다. 바티스타는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가 된 다음 김상훈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김주형을 파울플라이 유도했다. 그런데 한상훈의 부상으로 5회말 교체 투입됐던 2루수 이학준이 이 플라이볼을 글러브에 담았다 떨어트리는 실책을 했고, 낙담한 바티스타는 김주형을 볼넷 출루시켰다. 곧바로 이용규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KIA는 4-3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사 후 볼넷과 연속안타로 만루 찬스를 잡아 재역전 희망을 가져봤으나 오선진이 KIA 7번째 투수 유동훈에게 삼진으로 물러나 씁쓸히 경기를 접어야 했다.

한화가 선취점을 내는 과정에서는 KIA의 수비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돼 하위권에 처져 있는 두 팀은 같은 고민을 보여줬다. 3회초 강동우의 2루타로 1사 2루가 된 다음 양성우가 친 공은 1루 땅볼. KIA 1루수 김주형은 이 타구를 잡다 떨어트렸고, 서두르다 후속 플레이마저 안돼 1, 3루를 만들어주고 말았다. 이후 한화는 장성호의 2루 땅볼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고, 김태균의 우중간 담장을 때리는 2루타가 이어지며 2-0을 만들었다.

한화는 6회초 3안타를 집중시켜 만든 만루 찬스에서 KIA 두번째 투수 한기주의 폭투로 추가점을 얻어냈으나 화끈한 득점타 한 방이 아쉬웠고, 여기서 점수차를 더 벌리지 못한 것이 결국 역전패로 연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선발 양훈은 6.2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 3-1로 앞선 가운데 물러났으나 후반 역전패로 승리를 놓쳤다. KIA 선발 서재응은 5.1이닝 3실점했으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자책점은 1점 뿐이었다. KIA 5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을 던진 양현종이 역전승으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돼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