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병현이를 위해 특별 오더를 준비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 덕아웃을 방문해 김시진 감독에게 한 말이다. 삼성과 넥센은 18일 목동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는 김병현의 첫 선발 등판 경기로 주목받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넥센 덕아웃을 찾은 이유는 선배인 김시진 감독에게 안부를 묻기 위해서였지만 김병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모자를 벗어 인사를 건넨 류 감독은 대뜸 "용이라도 고아 드셨습니까. 왜 이렇게 잘해"라며 최근 넥센의 상승세를 칭찬했다. 넥센은 앞선 롯데와 주중 사직 3연전을 싹쓸이하며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류 감독은 "오늘은 (김)병현이를 위해 특별 오더를 준비했다"고 말한 뒤 삼성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류 감독이 돌아가자 김 감독은 "오더야 뭐 뻔하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이 뻔하다고 예상한 이유는 삼성에서 내세울 수 있는 좌타자가 정해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사이드암의 특성상 좌타자에게 약점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감독의 예상은 이랬다. 포수, 유격수, 2루수, 3루수 포지션에서는 우타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삼성의 각 포지션 주전은 물론 백업 선수들 모두 우타자이기 때문이다. 선발 라인업에 포진시킬 수 있는 좌타자의 수는 최대 5명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예상이었다.
류 감독은 김 감독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포수 진갑용, 유격수 손주인, 2루수 신명철, 3루수 박석민을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 좌타자를 기용한 것. 그러나 류 감독은 양이 아닌 타순으로 승부를 걸었다.
1번부터 5번까지를 모조리 좌타자로 채워넣은 것. 1번 우익수 박한이, 2번 중견수 정형식, 3번 1루수 이승엽, 4번 좌익수 최형우, 5번 지명타자 채태인이 류 감독이 말한 김병현을 위한 '특별 오더'였던 것이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오더, 상위타선부터 김병현을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는 다 던진다"며 김병현이 좌타자를 상대할 무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현과 삼성 좌타자들의 맞대결. 1번부터 5번 타순까지의 대결에 더욱 눈길이 쏠리게 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