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논란이 있었지만 결과는 '야구 전체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도출됐다. 프로야구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결정을 통해 내년 시즌부터 1군 리그에 합류하게 된 것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프로야구의 양적 성장이다. 그간 야구계 종사자 및 팬들은 양대리그 모델이야말로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진정한 선진 시스템으로 간주해왔다. 과거 8개 구단을 인위적으로 쪼개 '무늬만' 양대리그를 시행한 적이 있지만 이번엔 다르다.
NC가 1군에 합류하면서 머지 않은 미래에 10구단 양대리그라는 '꿈의 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10구단 창단 문제를 함께 논의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됐다.
또한 NC의 1군 합류는 기존 '대기업의 동아리' 정도로만 인식돼왔던 프로야구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도 가져왔다. 1982년 원년 당시부터 프로야구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굴지의 대기업만 운영할 수 있다는 암묵적 카르텔이 형성돼 있었다. 야구단 운영 능력이 충분하고, 내실 있는 경영이 가능한 알짜 중견기업은 프로야구팀을 만들고 싶어도 진입 장벽에 발목이 잡혀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으로 '벤처 신화'를 이룬 NC소프트가 제9구단을 창단해 여러 난관을 뚫고 내년 시즌 1군 합류가 결정되면서 새 길이 열렸다. NC의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야구에 관심 있는 여러 중견 기업들의 창단 문의가 어어질 전망이다. 이번 이사회의 가장 큰 수확으로 볼 수 있다.
일부 구단의 '반대를 위한 반대'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새롭게 확인됐다. NC의 창단으로 연고지 텃밭 일부를 내주게 된 일부 구단은 상식 이하의 논리로 새 식구의 합류를 반대했다. 프로야구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이끌기보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새내기'의 발목만 잡았다.
특히 NC와 함께 하기 싫다며 목청을 높여 반대한 구단이 프로 원년부터 시작한 '최고참' 구단이라는 점에서 야구계의 비판이 거셌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NC의 다음 시즌 1군 진입이 무산될 경우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보이콧할 것"이라는 성명까지 내놓기도 했다. 팬들 역시 "자신들이 뭔데 야구판을 좌지우지 하느냐"며 "같이 하기 싫으면 차라리 구단 운영권을 반납하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적지 않은 진통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결과는 일정 부분 소득이 있었다. 다만 프로야구 팬 다수가 원하는 10구단 창단 문제가 또 다시 보류된 점은 옥에 티로 남게 됐다. 9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탓에 당장 내년 시즌 스케줄 짜기가 어려워지면서 일정 부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이사회로선 또 하나의 큰 숙제를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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