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팬들이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그런 선수가 3루수로 나서길 바라겠지요."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잠실 개막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팀 주포 김동주를 선발 3루수로 결정한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김 감독의 팬을 위한 마음은 여러차례 알려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일 미디어데이에서는 "두산 팬들은 1등 팬이다. 우리도 팬들 수준에 맞게 1등팀이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기기 위한 야구보다는 관객을 위한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김동주는 '개막전의 사나이'다. 워낙 큰 경기에 강한 선수여서 개막전 같은 빅게임엔 없어선 안 된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수비를 겸할 때 타격 리듬도 살아난다. 많은 국내외 선수들이 가급적이면 수비도 하고 싶어하는 이유다.
1998년 프로 데뷔한 김동주는 부상으로 결장한 2006년을 제외하고 개막전마다 꼬박 선발 출장했다. 모두 13차례의 개막전에서 타율 3할7푼3리(51타수 19안타) 4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3개를 추가하면 개막전 최다 홈런의 주인공 한대화 한화 감독(7개)과 타이를 이룬다.
김동주는 지난 겨울 두산과 새롭게 3년 재계약했다. 김 감독 입장에선 '두목곰'의 기를 시즌 시작부터 살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4번타자 3루수' 김동주의 선택 뒤에는 김 감독의 이런 숨은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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