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신인투수 임치영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신인 지명 당시 하위 순번(7라운드, 전체 67번)으로 처졌던 아픔을 단번에 씻어냈다.
윤희상, 이재영, 로페즈, 마리오, 박정배, 이영욱, 임경완, 정우람, 박희수, 엄정욱과 함께 SK의 개막 엔트리 25명 중 11명의 투수진에 자신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임치영은 "기대는 했는데 막상 진짜 되고 보니 얼떨떨하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오랫동안 1군에 머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et's Play Ball with Fans!!' 미디어데이 행사에 SK 신인 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던 그는 "나이는 동갑이지만 입단 선배인 김광현을 넘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자신에 대해 "고교, 대학 때 최고였기 때문에 이젠 프로에서 팀의 에이스를 넘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아마추어 성적과 결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SK의 제5선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주목을 받은 임치영은 시범경기 4차례 등판했다. 총 66명의 타자를 상대해 15피안타, 5볼넷, 6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평균자책점 2.16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특히 팀 내 가장 많은 이닝(16.2 이닝)을 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2승(1선발승, 1구원승)을 따내 SK가 9승 4패로 1위를 차지하는데 한 몫을 담당했다. 당연히 이만수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개막 엔트리 합류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건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1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선발 출격해 6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선보였다. 22명의 타자를 맞아 5개의 안타를 내줬고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아마 그 경기가 컸던 것 같아요. 등판 횟수가 늘면서 떨리는 마음도 많이 사라지고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거 같아요."
3일 미디어데이 행사를 앞두고 그는 개막전 합류에 대한 기대감을 물었을 때 다짜고짜 모든 것이 안정광 덕분이라고 했다.
"제가 등판하는 경기 때마다 잘해줬어요. 롯데전도 (안)정광이의 만루홈런 덕분에 편하게 끌고 갈 수 있었거든요. 첫 승 때도 그랬고… 입단 선배지만 저보다 한 살 어리거든요. 제발 (안)정광이랑 1군에 같이 살아남았으면 좋겠어요."
임치영은 안정광과의 관계를 박찬호-개리 셰필드와 비유했다. 1998년 시즌 중반 다저스로 이적해 박찬호가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에서 유독 뛰어난 활약을 펼쳐 '박찬호 도우미'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셰필드와 같은 역할을 안정광이 해주고 있다면서 배시시 웃었다. 임치영의 바람이 통했는지 안정광도 25명의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미디어데이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던 팀 선배 정근우는 임치영의 고려대 7년 선배이기도 하다. 정근우는 행사 종료 직후 "내가 못한 부분을 (임)치영이가 잘 채워줬다. 앞으로 큰 일 낼 자랑스러운 모교 후배"라고 추켜세웠다.
"잘 챙겨주시죠. 또 경기 중에도 늘 뒤에서 철벽수비를 해주시니까 맘 놓고 던질 수 있거든요. 이래저래 운이 좋은 거 같아요." 고려대 시절 가르침을 받았던 양승호 감독이 이끌고 있는 롯데전 승리를 챙겼을 당시에는 옛 스승의 칭찬을 받고 어깨가 으쓱했다. "경기 후 인사드리려고 갔더니 양 감독님이 '나이스 피칭'이라며 칭찬해주셨어요. 시범경기라 가능한 일이었겠죠?(웃음)"
임치영은 대학 3년간 145.2이닝을 던져 12승 4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3년 내내 1점대 방어율로 태극마크를 달며 대학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로 두각을 드러냈으나 정작 중요한 4학년 때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져 고생했다. "그 때 힘들었던 순간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거 같아요. 안일한 생각이 들 때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제하게 만들거든요.(웃음)"
자신을 도와주고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어 더 힘이 난다는 임치영은 어떤 보직이건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며 장차 'Ace of ace'가 되겠노라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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