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기태 감독의 '실험 시리즈' 3탄이다. 이번엔 팀의 막강한 좌타자들을 놔두고 우타자들을 라인업에 집중 배치했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이색적인 라인업을 가동했다. 1번 이대형, 2번 김용의를 제외하고는 3번부터 9번까지 7명의 타자를 모조리 우타자로 배치한 것이다.
다른 팀이라면 크게 눈에 띄는 라인업이 아니지만 LG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LG는 강력한 좌타라인을 자랑하는 팀. 주전 야수들 대부분이 좌타자들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김 감독은 올 시즌 "(팀에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타순의 중심은 우타자가 잡아줘야 한다"며 오른손 타자인 정성훈을 4번타자로 낙점하기도 했다.
이날 LG의 3번 타순부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번 3루수 김재율, 4번 1루수 윤요섭, 5번 중견수 윤정우, 6번 2루수 김일경, 7번 좌익수 정주현, 8번 포수 조윤준, 9번 유격수 윤진호. 전부 우타자다.
김기태 감독이 이날 우타 중심의 라인업을 들고 나온 것은 넥센 선발이 좌완 밴헤켄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 좌완 선발을 상대로 LG의 우타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시험해 보기 위한 라인업으로 풀이된다.
김 감독의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좌완 투수만 6명을 마운드에 올렸다. 좌투수도 우타자를 상대로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6명의 좌투수들은 두산 타선을 잘 틀어막으며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22일 잠실 SK전에서는 선발 임정우에게 변화구 없이 직구만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게 했다. 직구만 가지고도 타자들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처방이었다. 임정우는 직구의 완급조절을 앞세워 5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제 시범경기도 막바지에 접어들며 정규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전을 앞두고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는 김기태 감독이 LG를 어떤 팀으로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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