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와르르 무너져서 일으켜 세우기도 어렵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지만, 총체적인 난국이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의 상황이 말이 아니다. 지난 7일 광저우 헝다와의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 조성환이 꼬리뼈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임유환이 코뼈 골절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도 모자라 심우연이 대전 시티즌과 K리그 2라운드에서 케빈 오리스와 볼 경합 도중 갈비뼈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나마 경기 경험이 많은 이강진도 FC서울과 4라운드를 앞두고 목에 담이 걸렸다가 근육 파열로 확대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실상 전북 수비진의 붕괴다. 중앙 미드필더 김상식이 중앙 수비수로 내려와 리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서른일곱의 나이에는 일주일에 한 경기 풀타임 소화도 버겁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무리한 출전을 강행중이다.
그래서 31일 홈에서 치르는 대구FC와의 5라운드는 전북이 초반 상위권에서 버틸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대구는 마테우스-지넬손-레안드리뉴로 이어지는 브라질 공격라인에 원톱 이진호가 갈수록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기술이 좋은 브라질 외국인 선수들을 전북의 수비라인이 얼마나 잘 견디느냐가 승점 3점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전북은 김상식의 수비 파트너로 서울전에 나섰던 정성훈을 고려중이다. 서울전에서 비록 1-2로 패했지만 정성훈은 혼신의 힘을 다해 수비하며 서울의 공격을 막아냈다. 볼 트래핑 실수로 골문으로 볼을 흘리기도 했지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만약을 대비해 이흥실 감독대행은 지난해 입단해 3경기를 소화한 2년차 K리거 김재환도 훈련을 시켰다. 김재환은 전주대 재학 시절 일본과의 덴소컵을 위해 대학 선발에도 뽑힌 경력이 있는 가능성이 풍부한 자원이다.
전북은 대구전을 잘 넘겨야 곧바로 이어지는 4월 4일 챔피언스리그 3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일전을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 승리할 경우 이동국 등 일부 주전급을 빼고 부리람전 선수 구성을 할 수 있다. 1.5군급 멤버들이 태국으로 향하고 나머지는 8일 예정된 6라운드 경남FC 원정을 대비한다.
전북 관계자는 "선수단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그간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는데 닷새의 여유로 대부분 회복했다"라며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유환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은 2~3주 내로 복귀할 것 같다. 대구전과 함께 부리람전을 잘 치러내면 향후 경기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일단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설 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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