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는 작년 제66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동국대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2002년 춘계리그 이후 9년 만에 대학야구 정상에 섰다. 대회가 9월에 열린 탓에 몇몇 학교는 4학년들이 불참했으나 동아대는 달랐다. 주장 신본기(내야수, 현 롯데)를 비롯해 나규호(우완, 현 LG), 김성호(사이드암, 현 롯데) 등 프로입단을 확정지은 4학년들이 전원 참가, 모교에 우승을 안기며 대학생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승의 기쁨과 함께 동아대 야구부는 창단 이후 최고의 취업률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7명의 졸업자 중 5명이 프로지명을 받았고 나머지 2명도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올해 4학년은 좌완 이찬원, 우완 김광용, 좌완 이병철 등 세 명의 투수와 포수 김재민, 중견수 김진솔로 총 다섯 명이다. 일각에서는 전력이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김석연 감독은 "별 차이 없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물론 저학년 위주로 엔트리를 꾸려야 하는 불안요소가 있긴 하지만 의외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라인업을 꾸리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 예상 밖의 탄탄한 전력, 철벽내야 구축
최근 145km대까지 구속을 끌어올리는 등 상승세를 보이는 최영환(3학년, 우완)을 필두로 4번타자로 나설 안승한(3학년, 포수), 185cm 장신으로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는 김광영(3학년, 내야수), 권현규(2학년, 외야수) 등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고교시절 유격수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주현상, 김대륙, 이재부 세 명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2루와 3루 수비까지 병행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김석연 감독은 춘계리그 개막 전까지 주로 연습경기를 치르며 최대한 실전 감각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 2013 신인드래프트에 나설 선수는…
지난해 김성호 나규호가 이끌었던 동아대 마운드는 올해 이찬원(4학년, 좌완)을 축으로 해 최영환(3학년, 우완), 김광용(4학년, 우완)에다 이병철(4학년, 좌완)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180cm 85kg 좌완 이찬원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설레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북일고 시절 동기 고원준(롯데), 윤강민(인하대) 등에 가려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고 대학 진학 후에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다 작년 춘계리그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선수권대회 결승전에 선발 등판,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동국대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프로팀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만큼은 자신 있다"고 밝힌 이찬원은 이틀 전 발표된 2012 춘계리그 일정에 동아대가 군산에서 예선을 치르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갑자기 추운 북쪽(목동구장)에서는 페이스를 찾지 못할 것 같다. 작년 결승전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 (드래프트에서) 누구나 높은 순번을 받고 싶겠지만 난 일단은 지명을 받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수술과 재활로 지난해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광용(4학년, 우완)은 유급을 결정, 다시 한 번 프로에 도전한다. 김석연 감독은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키플레이어'로 지목한다.
배명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고 대학 입학 첫해 모든 대회에 나서는 등 저학년 시절 주축투수에 속했으나 재작년부터 부상 후유증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다행히 이번 동계훈련 기간 재활에 전념, 현재 캐치볼을 하는 단계로 회복해 조금씩 이전 모습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설악고 출신 이병철(좌완)은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올해 동아대 주장은 신본기의 경남고 직속 후배 김재민(4학년, 포수)이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현재 대학 포수 중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고교시절이던 4년 전 프로 미지명의 아픔 속에서 그는 서울 소재 여러 대학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경남고 선배들이 있는 동아대행을 결심했다.
"선배님들이 많이 진학하는 대학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이상하게 끌렸다.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개인적으로 집에서 먼 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동아대도 충분히 나를 성장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176cm 86kg의 탄탄한 체격으로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를 자랑하는 김재민은 견제 능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기량을 갖고 있다. 최근엔 주말마다 부경고를 찾아가 손상대 코치에게 개인레슨을 받으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는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엔 아직 부족할 것이다. 미리 기량을 프로 수준에 맞춰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배우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좋아지고 있다."
김진솔(4학년, 외야수)도 경남고 출신이다. 우투우타로 174cm 74kg. 체구는 작지만 일발 장타력도 있고 펀치력도 좋다. 빠른 발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대학 진학 후 저학년 시절에도 간간이 타석에 섰고 작년부터 주전 중견수로 나서 2할4푼1리 2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작년엔 의욕만 앞세우고 너무 못했다. 올해는 출루율을 높이고 도루도 가능하면 많이 시도해볼 작정이다. 물론 수비도 신경 쓸 것이다. 좀 더 수비 범위를 넓혀 공격적인 수비가 가능한 외야수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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