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LG는 9일 훈련을 끝으로 두 달여에 걸친 스프링캠프를 마감한다. 10일 귀국하는 LG 선수단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국내 합동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LG는 캠프를 통해 강력한 체력훈련과 실전훈련을 병행해왔다. 2월 중순부터는 연습경기가 시작됐고, 총 17번의 경기에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한 경기를 제외하고 6승10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일본팀과 4승7패, 한국팀과는 2승3패를 기록했다.
사실 LG의 연습경기 결과나 선수 개개인의 성적 등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경기조작' 파문이 선수단을 덮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큰 동요 없이 훈련에 임했고, 연습경기에서도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연습경기는 승패보다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목적이 더욱 크다. LG도 연습경기를 통해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성과도 있었다.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먼저 선발투수 후보들이 많아졌다. 재기를 노리는 정재복과 신재웅이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2년차 선수 임찬규는 거의 선발 한 자리를 굳혔고, FA 보상선수로 LG에 입단한 임정우도 가능성을 보였다. 베테랑 이대진, 선발 경험이 풍부한 김광삼과 유원상도 나쁘지 않은 구위로 경쟁에 합류했다.
타선의 큰 틀도 완성했다. 연습경기를 통해 4번타자로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지만, 최근에는 정성훈이 고정 출전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4번 타순에 우타자를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정성훈이 그에 맞는 카드로 선정된 셈이다. 정성훈의 앞뒤로는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 등 좌타자들이 배치돼 일명 '지그재그 타선'을 완성할 전망이다.
캠프 돌입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포수 포지션도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돼 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대졸 신인 조윤준은 기량미달 판정으로 중도귀국했다. 남은 선수들이 번갈아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심광호와 나성용이 조금 앞서 있는 분위기다. 장타력을 갖춘 윤요섭도 최근 심심치 않게 포수로 출장하고 있지만 장타력을 살려 지명타자나 1루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숙제도 남겼다. 아직 마무리 투수가 정해지지 않은 것. LG의 고질적인 마무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불펜 전체가 무너지게 된다. 후보 중 한 명이었던 한희가 연습경기에서 난조를 이어간 것이 걱정이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우규민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확실치는 않다.
LG는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주축 투수 2명을 잃었다. 그렇다고 시즌을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내는 것만이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방법이다.
다행히 스프링캠프를 통해 여러가지 성과를 거뒀다. 선수들도 '사건'을 계기로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신임 김기태 감독의 카리스마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LG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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