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김수완이 현재 공석인 롯데의 5선발 후보로 유력한 분위기다. 양승호 감독은 "시범경기 절반이 지날 때까지 결정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최근 연습경기서 보여준 모습으로는 눈도장을 찍은 느낌이다.
김수완은 지난달 29일 가모이케 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서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나름 쏠쏠한 역할을 해냈다. 양승호 감독은 경기 후 "나이스 피칭이다. 포크볼이 들어가면서 슬라이더도 통하더라. 이전에는 포크볼이 밋밋했는데 살아나니까 괜찮아진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김수완은 자신있게 공을 뿌리면서 두산 타자들을 솎아냈다. 1회초 이종욱과 오재원을 내야 땅볼로 돌려세웠고, 김현수에게 볼넷, 김동주에게 2루타를 내준 후에는 최준석을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초와 3회초도 삼자범퇴. 두산은 상위타선에 모조리 주전급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김수완을 상대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이문한 롯데 운영부장은 연신 감탄하면서 "(김)수완이 저 녀석이 지금 몸 상태가 상당히 좋다"고 박수를 보냈고, 동료 선수들 역시 3이닝까지 잘 소화해낸 김수완의 등을 두드리면서 "공이 좋다"고 연발했다.
하지만 정작 김수완은 찜찜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한두 개 공이 포수 이동훈의 사인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깥으로 빼라는 사인을 받고 던졌는데, 오히려 한가운데로 몰렸다. 이에 김수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저 그런 피칭"이라고 자평했다.
아이싱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수완은 "잘 던졌다"는 칭찬에 "마음 먹은 대로 잘 안들어갔다. 만족하지 못한다"며 "미스가 몇개 있었다. 확실하게 빼야 할 때 못빼고 중간에 몰린 게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때문에 그는 "오늘 피칭은 잘했다고 평가해도 80점 정도다. 1회에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스스로에게 채찍을 들었다.
이날 김수완은 삼진을 잡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범타 처리에 목적을 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투심과 포크볼을 섞어 땅볼 유도를 해 타자를 처리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공을 뿌렸고, 예상 이상으로 두산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하지만 김수완 자신은 완벽하지 못한 피칭에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찜찜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선발 자리를 꿰차기 위해서는 보다 완벽한 피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마음먹은 김수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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