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우승을 향한 열망은 선수라면 누구나 같다. 그러나 KIA 차일목의 이유는 조금 더 특별하다. "그동안 동고동락한 선수들과 힘을 합쳐 우승을 일궈내고 싶다. 이같은 '정예멤버'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차일목이 밝힌 '올해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다.
차일목은 "KIA 캠프에는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아서가 아니다. "다들 이를 악물고 운동만 해 재미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번 시즌부터 KIA의 새 주장이 된 차일목은 "긍정적인 변화가 많은 시즌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면서 바뀐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주장 완장을 찬 뒤 차일목은 라커룸에서 종종 큰소리를 낸다. 선수들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을 때 해보자! 우리 힘으로 우승을 만들어보자"는 격려의 말이다. 그럴 때면 최고참 이종범도 "맞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우승해보자"라면서 선수들을 독려한다.
차일목은 "고된 훈련에 지칠 때 힘을 내자는 의미로 하는 말이다. 우승 의지를 상기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나도 덩달아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차일목이 우승을 열망하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이종범, 윤석민, 이용규 등 '정예멤버'들과 2009년에 이어 다시 우승의 기쁨을 누려보고 싶기 때문이다.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이종범은 현역 최고령 선수다. 은퇴 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윤석민과 이용규는 2013시즌 후 나란히 FA 자격을 얻는다. 2003년 데뷔해 어느덧 프로 10년차가 된 차일목은 "이들과 KIA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큰 부담은 없다. '반드시 잘 될 것이다'는 믿음 덕분이다. "이런 캠프는 처음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어떤 훈련을 할까' 기대된다. 침대에 누우면 스르르 잠이 든다.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다." 차일목의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연승도, 연패도 있겠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팀을 만들고 싶다. 가족 같은 선수들과 힘을 합쳐 우승을 일궈내고 싶다." 어느 때보다 간절한 차일목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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