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한 번 정한 원칙은 쉽게 깨지 않는 성격이다. 오는 2월 29일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나설 대표선수 구성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해외파보다 국내파, 젊은피보다는 경험이 풍부한 이들의 중용을 예고했다. 단 한 경기에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향하는 한국축구의 운명이 결정되는 만큼 최 감독에게는 당연한 선택이다.
자연스럽게 최 감독이 지휘했던 전북 현대 선수들에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다. 특히 '라이언킹' 이동국(33)의 대표팀 재발탁 여부는 초미의 관심이다.
이미 이동국은 최 감독의 선발 1순위에 들어가 있다. 전북에서 공격의 꼭지점 역할을 했던 그는 두 번의 정규리그 통합 우승을 제조하며 재활공장장 최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이동국의 국가대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A매치 통산 86경기에서 25골을 넣은 가운데 쿠웨이트를 상대로만 4골을 기록했다. 최 감독은 "아시아에서는 이동국-박주영 투톱 체제가 딱 맞다"라며 기회를 주겠다는 의사를 재차 표시했다.
다만, 국가대표에서의 부담감을 떨치는 것이 급선무다. 이동국은 지난해 조광래호에도 선발 됐지만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씁쓸히 물러난 기억이 생생하다. 이후 마음고생이 심해지면서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부상 여파가 있었지만 심리적 위축이 더 컸다.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최 감독이 이동국의 부활을 이끌어낼 경우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지의 길은 탄탄대로다.
최근 전북으로 이적한 김정우(30)도 마찬가지다. 조광래호에서 상처 받았던 그는 전북 유니폼을 입고 사실상 최 감독의 품에 안겼다. 공격 일변도의 축구에 매력을 갖고 있었고 최 감독도 김정우에 대한 관심을 쉼 없이 표현해 궁합도 맞았다.
김정우는 기성용(셀틱)-이용래(수원 삼성) 체제로 굳어졌던 대표팀 중앙 미드필드진의 경쟁 구도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베테랑 김상식(36, 전북 현대)까지 합류한다면 숨막히는 자리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지난해 공격수로 변신해 골 감각까지 장착한 김정우는 이동국 아래 처진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될 수 있다. 기본적인 수비력도 있어 최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을 돋보이게 해줄 것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