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김성근 감독이 돌아왔다. 복귀 무대는 화려한 프로 구단이 아닌, 2군 진입을 목표로 하는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다. 김 감독은 "결국 다시 시작이다. 가장 김성근다운 결정이다"면서 자신의 선택에 확고한 신념을 보였다.
김 감독은 5일 고양 원더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지난 8월 SK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4개월만의 현장 복귀다.
원더스는 9월 창단 때부터 김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허민 구단주가 직접 나서 지속적으로 김 감독을 설득했다. 일본 프로구단과 원더스 사이에서 고민을 하던 김 감독은 지난 11월 말 귀국 후 일본행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원더스를 맡을 생각을 하니 보통 고생이 아니겠더라고. 나도 이제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결국 그게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나는 도망가면 안 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하긴 내가 여기서 야구해야지 도망가면 어딜 가나." 계약 조건에는 2군 감독 최고 대우 약속과 기간과 관계없이 감독이 원하면 언제든 타 구단으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감독 선임이 발표된 5일 오전, 김 감독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모처럼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제 시작됐구나' 하는 느낌이다. 막연했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멀고 먼 길의 첫 발을 내디뎠다."
고민 끝에 결국 원더스를 택한 것은 허민 구단주의 노력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구단주의 야구관이 나와 비슷했다.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다. 한국 무대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미국 진출 등의 포부가 있는 사람이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달 트라이아웃을 통해 약 40여명의 선수를 선발한 원더스는 지난 2일부터 전북 전주에 캠프를 차리고 훈련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어서 선수들을 만나고 싶다. 선수들을 만나면 걱정이 더 커지겠지만…(웃음) 각종 시상식과 취임식 이후 본격적으로 훈련 지휘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더스는 오는 12일 오후 3시 일산 킨텍스에서 창단식을 개최한 후 국내 전지훈련을 거쳐 내년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일본으로 해외전지 훈련을 떠난다. 3월 국내 복귀 후에는 본격적인 연습경기를 치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