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내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현역으로 뛴다."
이종범(KIA)의 의지는 확고했다. 시즌 종료 후 조심스럽게 은퇴설이 또 나돌았지만 이종범은 다음 시즌에도 KIA 유니폼을 입고 뛴다. 일본 마무리 훈련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감독과 긴 말은 오가지 않았다. "내년에도 잘 해보자"는 선동열 감독의 한 마디면 충분했다.
일본에서 16일 귀국한 이종범은 광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등을 빠짐없이 소화한다. 그는 "내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현역으로 뛴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KIA는 올 시즌 후 감독과 코칭스태프 교체라는 큰 변화를 겪었다. 해태 시절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선동열 '선배'가 이제는 '감독'이 됐다. 최고령 현역 선수인 이종범이 느끼는 감정은 남달랐다. 이종범은 "아직 서로를 파악하는 단계다. 선배들이 순한 양처럼 변했다.(웃음) 세월이 흐르고, 팀이 바뀌면서 그분들도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마무리 훈련서 선동열 감독과 이종범은 '헌신'이라는 합의점을 찾았다. 이종범은 "감독님께서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팀 분위기를 위해서다. 그런데 선수들이 이기적인 플레이로 분위기를 망치면 되겠나. 희생하지 않고 개인 플레이만 하는 선수는 필요없다. 프로 세계는 팀이 이겨야 자신의 가치도 높아지는 법"이라면서 화합을 강조했다.
앞으로 선 감독이 보여줄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종범은 "선수들의 능력에 따라 역할을 조율해 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감독이다. 감독님은 삼성을 5년 동안 이끄신 분이다. 우승 경험도 있지 않나"라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매일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간 대화가 부쩍 늘어난 것도 KIA의 달라진 모습이다. 이순철 수석코치는 기술적인 부분을, 선동열 감독은 정신력을 강조한다. 이종범은 "대화가 많아지니 분위기는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달라진 KIA'의 선봉장이다. 그는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감독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그건 선수의 몫이다"면서 내년에도 그라운드를 맘껏 누비겠다며 파이팅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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