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코치님을 위해서라면…"
KIA 선수단이 병상의 지도자를 위해 파격적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KIA는 지난해 뇌경색으로 쓰러진 김동재 코치를 돕기 위해 일일호프를 열었다. 선수들이 직접 서빙하는 호프집을 찾아 팬들이 수익을 올려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소 파격적이다. 일일호프 시작 전 백화점에서 선수들이 사인회를 열고, 길거리로 나가 직접 사인공을 판다. 일일호프서는 맥주 뿐 아니라 양주도 판매한다.
모두 새 주장 차일목의 아이디어다. 김상훈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차일목은 팀 살림살이를 위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시작이 다음달 3일 광주시 남구 진월동 밀러타임 빅스포점에서 열리는 '김동재 코치 돕기 일일호프'다. 모금을 위한 행사인 만큼, 최상의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광주 롯데백화점에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윤석민, 이범호, 이용규, 안치홍이 사인회를 연다. 사인회를 개최하는 롯데백화점 측으로부터는 기부금을 받는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인회가 진행되는 동안 나지완 등 젊은 선수들은 시내로 나선다. 사인볼 120개를 나눠들고 직접 시민들에게 판매할 생각이다. 나지완 특유의 넉살이 더해진다면 부수입도 노려볼 만하다.
3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일일호프 매장 앞에서도 선수단이 돌아가면서 사인회를 갖는다. 종이 대신 공과 모자에 사인을 하고, 성금을 받는다.
일일호프는 3∼6시, 6∼8시, 8∼10시까지 세 파트로 나눠 손님을 받을 예정이다. 팬들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선수들의 배려다.
날이 어둑해지면 양주도 판매한다. 팬들 뿐 아니라 야구계 지인들이 많이 찾는 늦은 시간에 선수들이 직접 양주를 판매해 고수익(?)을 노린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경매 행사다. 일일호프 막바지에 선수들의 애장품을 경매에 내놓을 생각이다. 흔한 물건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뉴욕 매츠 시절 서재응의 유니폼, 일본 소프트뱅크 당시 이범호가 입었던 유니폼, 윤석민의 글러브 등이 매물로 나온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간직하고 싶은 추억일 수 있다.
이같은 차일목의 계획을 전해들은 구단 측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느냐"며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식을 전해들은 선수들도 반색하며 협조를 약속했다. 차일목은 "그냥 하는, 의무적인 행사가 아닌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코치님에게 보다 큰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KIA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전과는 달라진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 다음 시즌 타이거즈를 이끌 주장 차일목의 각오가 남다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