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미국 플로리다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이만수 SK 감독이 소속 FA 선수들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단에 "두 선수가 꼭 필요하다"는 뜻을 전해놓은 상태지만 한국서 들려오는 소식에 마음이 불안하다.
SK에서는 언더핸드 정대현과 좌완 이승호(20번, 37번) 등 총 3명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 중 해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는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다. 특히 언더핸드로서 희소성을 인정받은 정대현은 1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는 등 국내 타구단뿐 아니라 해외 팀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정대현은 여전히 "SK와의 계약이 우선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19일 두 번째 협상마저 결렬된다면 해외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이승호 역시 미국과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면 빅리그 도전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도저히 놓아줄 수 없는 선수들이다.
정대현은 2001년부터 SK서 11년 동안 통산 477경기에 등판해 32승22패 99세이브 76홀드 평균자책점 1.93의 호성적을 올렸다. SK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없어서는 안될 공을 쌓았으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베이징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도 맹활약했다.
선발과 중간계투가 모두 가능한 이승호는 올 시즌 51경기에 나와 6승3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2009년부터 2년 동안 6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올해도 51경기에 등판하는 꾸준함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주전 마무리 정대현이 무릎 수술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승호가 대신 뒷문을 맡아 20세이브를 올렸을 정도로 활용폭이 넓은 선수다.
이만수 감독은 16일 "구단에 두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대현, 이승호가 나가면 팀이 어려워진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두 선수가 팀에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SK에 남아서 함께 재미있는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정대현과 이승호의 팀 잔류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두 선수는 이번주 내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감독으로서는 마운드의 대표 살림꾼인 이들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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