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SK 와이번스가 1승3패로 몰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삼성 라이온즈에게 넘겨줄 위기를 맞았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는 반드시 승리해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5차전 SK 승리의 열쇠는 삼성 마운드를 공략해야 할 타선에 있다. SK는 4차전까지 총 7득점, 경기 당 평균 득점이 1.75점에 그치고 있다. 찬스를 살려내지 못하는 방망이가 야속하다. 특히 중심타선인 5번타자로 출장해 부진한 타격을 보이고 있는 안치용의 침묵이 두드러진다.
플레이오프까지만 하더라도 안치용은 자신의 별명인 '난세영웅'다운 활약을 펼쳤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3할3푼3리(9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4할(15타수 6안타)에 1홈런 3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사실 안치용은 포스트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선발로 출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대타로 나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다음 경기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6-4로 앞서나가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당당히 SK의 중심타선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막강 삼성 투수진을 상대해서인지 성적이 뚝 떨어졌다. 안치용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에 홈런과 타점은 없다. 오히려 찬스에서 번번이 흐름을 끊는 범타로 물러나고 있다. 특히 2차전 8회초 무사 1, 2루서 나온 보내기번트 실패와 4차전 7회말에 기록한 병살타는 SK가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킨 아쉬운 장면이었다.
안치용에게는 이번이 두 번째로 밟는 한국시리즈 무대다. 지난해 SK의 우승 당시에는 딱 한 번 타석에 들어와 볼넷으로 출루했던 것이 전부다. 주전으로 치르는 한국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그만큼 안치용에게는 이번 한국시리즈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포스트시즌 무대다.
부진한 안치용이지만 5차전부터는 기대를 걸어봐도 좋은 이유가 있다. 5차전이 펼쳐지는 잠실구장에서 안치용이 좋은 성적을 남겼기 때문. 안치용은 올 시즌 잠실에서 열린 9경기에서 3할7푼(27타수 10안타)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이런 활발한 타격은 SK 선수단 전체에 해당하기도 하는 이야기로, SK는 역대 잠실구장서 펼쳐진 9번의 한국시리즈에서 7승2패의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5차전 삼성 선발은 좌완 차우찬이다. 차우찬은 1차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SK로서는 차우찬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곧바로 5차전에서 삼성에 넘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삼성의 막강 불펜진을 상대로는 점수를 뽑아내기 더욱 어려워진다. 경기 초반에 점수를 내놓아야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역전 우승 가능성이 옅어진 SK. 하지만 끝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안치용도 마찬가지다. 지난 경기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의 방망이에 SK의 5차전 승패가 달렸다. 안치용이 침묵을 깨고 화끈한 방망이를 살려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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