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드디어 가을잔치의 서막이 열린다. 정규시즌 3위 SK 와이번스와 4위 KIA 타이거즈가 8일 SK의 홈인 문학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에이스' 김광현(SK)과 윤석민(KIA)을 선발로 내세워 1차전을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에이스간 '선발 빅뱅'이 펼쳐지게 된 것. 이기는 쪽은 사기가 하늘을 찌르겠지만, 에이스를 내고도 1차전을 패할 경우 매우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단기전에서는 1차전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열렸던 총 20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가 무려 18번이라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특히 최근 2년을 제외한 18번은 1차전 승리 시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100%였다.
지난 2009년 두산은 사상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하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은 4위 롯데를 맞아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3경기를 모두 가져가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0년에도 두산(3위)과 롯데(4위)가 맞붙어 롯데가 1,2차전을 승리했지만 두산이 '역스윕'에 성공하며 포스트시즌의 다음 단계로 올라섰다. 최근 2년 동안 두산과 롯데가 그동안 이어져오던 '1차전 승리=플레이오프 진출' 이라는 공식을 깬 셈이다.
물론 2008년까지는 준플레이오프가 2선승제로 펼쳐졌다(2005년은 제외). 때문에 1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1승만 추가하면 됐기 때문에 3선승제인 지금보다 훨씬 유리했다고도 볼 수 있다. 1차전을 이긴다면 2차전에서 지더라도 체력을 비축해 뒀다가 3차전에 승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3선승제인 현 제도 아래서도 1차전 승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에이스간의 맞대결. 지는 쪽은 사기나 전략 면에서 어떻게든 타격을 받게 돼 있다. 이기는 쪽은 반대로 여유 있게 남은 시리즈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 줄곧 3선승제로 펼쳐졌던 플레이오프 전적에서도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이 매우 높았다. 지난해까지 열렸던 총 23번(4선승제였던 1999년, 2000년 제외)의 플레이오프 가운데 1차전을 지고도 역전 시리즈를 이끌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경우는 겨우 5번. 1996년 현대, 2001년 두산, 2004년 삼성, 2006년 한화, 2009년 SK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나머지 18번의 경우 1차전 패배는 곧 탈락을 의미했다.
가을잔치의 시작을 알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에이스들간의 맞대결로 더욱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최근 2년간 깨졌던 '1차전 징크스'가 올 시즌에는 또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과연 1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팀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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