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젠 라이벌이 아닌 천적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넥센 히어로즈가 LG 트윈스의 강력한 천적으로 떠올랐다.
넥센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지난 7월19일 목동에서 2-1 승리를 거둔 이후 LG전 5연승.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9승5패의 우위를 이어나갔다.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넥센이지만 유독 LG만 만나면 강팀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두 팀은 '신흥 라이벌'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혈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 팀은 총 9번의 한 점 차 승부와 5번의 연장전을 치렀다. 라이벌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법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넥센이 5연승을 하며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오히려 천적이 어울리는 표현이 됐다. 고비마다 발목을 잡으며 LG를 곤경에 빠뜨린 것도 넥센이었다. 5위 롯데에 3.5경기 차 여유 있게 앞서 있던 LG가 전반기 넥센과의 마지막 3연전을 모두 내주며 1.5경기 차로 추격을 당했다.
결국 LG는 넥센전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후반기 들어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급기야 롯데에 4위자리를 내주더니 이제는 5.5경기까지 승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4강 팀들이 넥센을 상대로 승수를 챙기는 동안 LG는 거꾸로 넥센에 발목을 잡히며 힘겨운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다.
넥센과의 경기에서 고전하는 것을 두고 LG 박종훈 감독은 "선수들이 독하게 반전을 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LG 타선은 14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단 2득점에 그치는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경기 후 넥센 김시진 감독은 "선발 나이트가 잘 던졌고 이숭용이 팀 최고참으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나이트는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숭용은 7회초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쓰라린 패배를 맛본 LG 박종훈 감독은 "집중력 싸움에서 졌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LG는 '천적' 넥센의 고춧가루에 가을잔치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