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제대로 된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 전 김성근 SK 감독이 자진 사퇴를 표명하면서 선수와 팬 모두 고통 속에 경기를 치렀다.
김 감독은 17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올해만 하고 그만둔다"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중 전격적으로 이뤄진 사퇴 표명에 구단과 선수, 팬이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경기 직전 이홍범 수석코치를 통해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전해들은 선수단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선발 글로버는 2.1이닝만에 8실점(8자책)하면서 조기 강판했고, 타선 역시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0-9로 완패했다.
경기 후 SK 선수단은 재빨리 짐을 챙겨 덕아웃을 빠져나갔다. 모 선수는 "최악의 분위기였다. 감독님이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어떻게 제대로 경기를 하겠느냐"면서 경기 당시 덕아웃 분위기를 전했다.
김 감독의 재계약을 둘러싸고 잡음을 빚었던 SK 구단을 향한 팬들의 질타도 끊이지 않았다. 외야에는 '구단의 밥그릇 싸움에 팬들은 지쳐간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경기 도중에도 "김성근"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술에 취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경기 후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김 감독이)시즌 도중 사퇴 발표를 해 놀랐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김 감독의 사퇴 표명으로 인해 어지러운 문학 구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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