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강원FC 창단 과정부터 함께했던 김원동(54) 사장이 전격 사퇴했다.
김 사장은 오는 22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11일 자진 사퇴로 강원과의 인연을 끊었다. 강원 구단 이사회는 사퇴를 만류했지만 김 사장의 뜻이 완고해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출신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마케팅을 펼쳐 창단 첫해 평균 관중 동원 3위를 기록하는 등 축구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강원을 K리그에 연착륙시키는데 공이 컸던 김원동 사장이다.
그러나 말이 자진 사퇴지 시즌 초부터 밀려오는 주변의 압박에 견디지 못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지난 4·2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최문순 도지사가 당선된 뒤에는 김 사장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사람이라 물러나야 한다는 지역 여론도 있었다.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김 사장은 1993년 정 전 대표를 따라 대한축구협회 총괄부장으로 축구계에 입문한 인연이 있다.
올 시즌 강원은 극도의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정규리그에서 1승3무13패로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시즌 초반에는 최순호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하는 등 어수선했다. 이후 김상호 수석코치가 감독직에 올랐지만 성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강원 출신의 한 축구인은 자주 홈경기에 나타나 자신이 감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이지 않는 압박에 김 사장이나 김상호 감독도 상당히 고민스러워했다고 한다. 이 인사는 경기장 밖에서 지역 정, 관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구단에 자리(?)를 물색하는 노력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원구단 이사회에서는 여성 축구 국제심판 출신의 임은주(45) 씨가 새 사장 후보에 올랐지만 이사진의 반대에 부딪혀 선임에 부결됐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임은주라는 인물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지역 인사도 아니고 행정 경험이 전혀 없어 반대 의견이 훨씬 많았다"라며 "차분하게 다양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사장직에 대한 자질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원동 사장은 12일 오전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과 만나 그간 강원에서의 추억을 되짚으며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고 리그에 집중하기를 바랐다. 강원은 오는 16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18라운드 경기를 김 사장의 고별전으로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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