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살림을 맡았던 김원동(52) 강원FC 초대 사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김 사장은 사무국이 있는 강원도 춘천과 주경기장으로 사용할 강릉을 오가며 다음달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나 고향 강릉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첫 경기라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역 유지'가 된 만큼 여기저기서 김 사장을 찾는 일도 많아졌다. 온갖 행사에 불려 다니느라 피곤이 가실 날이 없다. 때문에 프로연맹 사무총장 자리가 그리울 법도 하지만 김 사장은 손사레를 치며 괜찮다고 웃었다. 사무총장을 하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었기에, 피곤해도 웃으면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뜻이다.
그 동안 김원동 사장은 주주를 확보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다행스럽게도 도민주 공모는 강원FC를 사랑하는 도민들의 성원으로 일찌감치 마감됐다. 김 사장은 "강원FC가 비슷한 형태의 구단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다르다'는 점의 하나로 김 사장은 도민 주주와 출향(고향을 떠나 있는) 주주 간의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출향 주주는 그 자체로도 구단 사랑의 의미가 있지만 지역에서 생활하는 주주가 팀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만큼 이런저런 혜택을 더 베풀겠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개막전 입장권을 주주에게만 배부하는 것이다. 주주가 아닌 이들은 아쉽게도 역사적인 개막전을 볼 수 없지만 구단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의도다. 덕분에 여기저기서 표 좀 달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만만찮게 쏟아지고 있다.
구단을 도와주는 사람과의 관계도 좋지만 선수단과의 호흡도 잊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선수들 얼굴과 이름을 서로 맞추기 위해 사진을 계속 보면서 외우고 또 외웠다"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이제는 누가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줬는지도 꿸 수 있을 정도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 사장은 "강원FC 선수들은 수다꾼이다. 다른 구단 선수들보다 말을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라며 식사를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다가가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조용한 팀보다는 시끄럽게 떠드는 팀이 더 좋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래야 선수들간 관계도 더 좋아지고 팀워크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코칭스태프들도 이에 동의하며 "다른 구단은 식사 시간에 10분 정도의 대화면 끝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뛰고 있다. 강원FC 관계자는 "김 사장은 클럽하우스가 없어 시즌 시작 후 얼마간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하는 선수단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라고 밝혔다. 성과를 내고 있는지 클럽하우스는 강릉에 지어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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