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늘이 반전의 계기가 돼야겠지요."
최근 1무6패, 명문 수원 삼성답지 않은 경기력에 윤성효 감독의 속은 타들어갔다. 여기저기서 '수원이 많이 망가졌다', '동네북이다'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려왔다.
이를 악문 수원 선수단은 윤 감독의 상처입은 자존심을 치유하기 위해 평소보다 이틀이나 앞서 클럽하우스에 모였다. 사실상 합숙이나 마찬가지였다. 윤 감독도 "대구전을 통해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철저한 준비를 한 뒤 나선 18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 K리그 14라운드 대구FC를 상대로 수원은 무승 행진 고리 끊기에 성공했다. 4-1 승리.
수원은 경기 전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던 마르셀을 원톱으로 세웠다. 2004년 K리그 우승 당시 정규리그에서 8골을 넣으면 공헌했던 마르셀에 감각이 좋은 염기훈과 이상호를 좌우에 포진한 수원은 강하게 대구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시작은 좋지 않았다. 11분 수원 수비의 시선이 한쪽으로 쏠린 틈을 타 대구 김현성이 조형익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았던 수원은 더욱 정신무장을 하고 달려들었고, 3분 뒤 동점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이용래의 전진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기고 드리블해 골키퍼가 각을 줄여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잡은 수원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대구를 흔들었고 26분 마르셀이 마수걸이포를 터뜨렸다. 오장은의 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빠르게 슈팅했고 골대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후반, 대구는 왼쪽 날개 온병훈 대신 황일수를 투입해 수비 강화에 나섰다. 수원도 마르셀 대신 게인리히를 교체 투입해 맞불을 놨다.
공격적인 수원의 선수 교체는 통했고 17분 오장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염기훈이 왼발로 가볍게 넣으며 3-1로 도망갔다. 넣을 때 더 넣어야 한다고 다짐한 수원은 20분 이상호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머리로 골을 넣으며 K리그 데뷔 첫 해트트릭을 완성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망연자실한 대구는 좌우 측면을 이용한 플레이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30분 공격수 한동원까지 교체 투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원은 수비를 내리며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했고 지난 4월 15일 강원FC전 이후 64일 만에 4-1,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