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롯데 사령탑 부임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양승호 감독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SK를 꼽았다. "붙어보니 역시 강적이더라"며 SK의 탄탄한 전력에 혀를 내둘렀다.
17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만난 양승호 감독은 "7개 구단과 모두 붙어보니 역시 SK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좌완이 많은 투수진도 좋고, 선수들의 작전 수행 능력 또한 일품이다"면서 SK의 전력을 높이 샀다.
잡을 팀은 확실하게 잡고, 어느 팀에게도 절대적으로 열세에 처하지 않는다는 것이 양 감독이 인정한 SK의 강점이었다. 양 감독은 "경기를 해보니 알겠다. 이래서 SK가 그동안 우승을 해왔던 것"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가진 경기에서 SK의 매운 맛을 제대로 본 탓이다. 롯데는 지난달 22일 SK를 사직으로 불러들였다. 이전 경기서 한화에 1무 2패를 당하는 바람에 꼴찌로 추락한 롯데에게 SK는 두려운 대상이었다.
22일 경기가 우천취소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맞은 23일 경기서 롯데는 접전 끝에 극적으로 역전 승리를 거뒀다. 1-4로 뒤지던 9회말 황재균의 3루타 등으로 4-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SK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10회초 이호준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6-4로 다시 점수를 뒤집은 것. 하지만 롯데는 10회말 터진 황재균의 끝내기타로 SK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초반 많았던 득점 기회에 결정타가 터지지 않아 고전했지만 롯데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결국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환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날 롯데는 이대호의 연타석 투런포에도 불구하고 SK에 7-9로 패했다. 두 차례 찾아온 만루 위기에서 모두 싹쓸이 적시타를 내준 투수진의 위기 관리 능력도 지적됐다. 하지만 이 역시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SK의 저력에 결과적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날 선발로 나섰던 코리는 5이닝을 던져 5실점(4자책)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 다시 만나게 된 독보적인 선두 SK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양 감독의 마음이 불안한 것은 당연했다. 6위로 처져있는 팀 성적도 걱정이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롯데는 이날 선발 이재곤의 7이닝 2실점 호투와 박종윤의 만루포를 앞세워 8-2로 승리했다. SK가 선발 이영욱을 1이닝만에 내리고 고효준, 전준호, 김태훈, 문광은 등 투수들을 많이 투입한 것에 비해 롯데는 이재곤과 김수완 두 명으로 SK를 제압하는 성과도 거뒀다.
18일 SK와의 시즌 4차전을 앞두고 있는 양승호 감독, 강한 상대와 다시 겨뤄야 하지만 전날 경기 승리로 자신감이라는 무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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