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양승호 감독, 그리고 롯데가 시즌 개막 후 의미있는 순간을 맞이했다. 승패차가 '-1'인 상황에서 '비룡군단' SK를 상대로 승률 5할에 도전한다. 올 시즌 롯데의 행보를 감안하면 분명 주목되는 전환기다.
지난달 2일 시즌 개막 후 45일이 지났다. 그 동안 롯데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이렇게 극명한 성적을 거두기도 쉽지 않기에, 신임 양승호 감독의 지휘력에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다. 행보를 따져보면 롯데는 롤러코스터 성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개막 후 4월 한 달간 7승 14패 2무를 기록하며 승패차가 '-7'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최하위 한화에게만 살짝(?) 앞선 7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0승 투수 사도스키는 팔꿈치 및 옆구리 통증 탓에 등판 자체가 불가능했고, 선발 요원으로 꼽혔던 이재곤, 김수완 등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새 용병투수 브라이언 코리도 초반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4회 이후는 줄창 두들겨맞았다. 선발진이 붕괴된 상황.
게다가 타선마저 무너졌다. 리그 최강의 장타력을 과시하던 화력은 좀처럼 기세를 올리지 못하면서 이대호를 제외하고 모조리 물방망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 과정 속에 손아섭의 부상, 이승화의 부진 등으로 인해 야심차게 꺼내든 좌익수 홍성흔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고, 양승호 감독은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팬들은 양승호 감독을 대놓고 비난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롯데가 5월 들어 180도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월말 양승호 감독은 '5월 위기설'을 역설했다. 사도스키가 활약해주지 못할 경우, 롯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식은 땀을 흘린 양승호 감독은 선발 코리와 마무리 고원준의 보직을 바꾸기로 했고, 이것이 최고의 한 수가 됐다. 고원준은 나설 때마다 임무를 완수했고, 코리도 불안한 롯데의 뒷문을 홀로 틀어막았다.
와중에 사도스키마저 살아나면서 롯데의 선발진은 새 진용을 짜기에 이르렀다. 때를 맞춰 타선마저 불이 붙었다. 그리고 5월 12경기서 롯데는 9승 3패라는 믿기 힘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 이전 양승호 감독은 5월까지 승률 5할만 맞춰놓으면 중반 이후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4월 부진을 겪은 양 감독은 '승률 5할'이 쉽지 않은 일임을 절감하고 '잘못된 것은 빨리 고쳐야 한다'는 탄력적인 팀 운영을 해나가면서 5월 대반격의 시작을 알렸다.
4월 승률 3할3푼3리, 5월 승률 7할5푼이라는 롯데의 성적은 어떻게 봐야 할까. 극명한 롤러코스터 행보에 롯데팬들도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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