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 정도면 새로운 'LG 킬러'로 불러도 될 듯하다. 차우찬(삼성)이 자신을 벼르던 LG 타선의 화력을 억제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차우찬은 14일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해 무려 8회말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단 1실점으로 호투, 팀의 5-1 완승을 견인했다. 리드한 상황에서 8회말을 마친 차우찬은 웃으면서 덕아웃으로 들어왔고, 류중일 감독은 9회말 여지없이 마무리 오승환 카드를 빼들고 승리를 매조지었다. 최종성적은 8이닝 125구 8피안타(1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
LG 타선은 이날 '괴물' 류현진(한화)마저 무너뜨렸던 좌완 대비 '변형 라인업'으로 차우찬 공략에 나섰다. 박경수(우)-이대형(좌)-정성훈(우)-조인성(우)-윤상균(우)-이진영(좌)-정의윤(우)-서동욱(스위치/우)으로 이어지는 라인업. 2명 빼고는 모조리 우타자로 전일(13일)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던 이병규(2010 시즌 11타수 무안타)와 박용택(9타수 2안타)도 차우찬에게 약했다는 이유로 선발엔트리서 제외시키는 강수를 뒀다. 후반 교체투입된 오지환도 처음에는 덕아웃 신세.
특화된 LG 타선을 맞아 차우찬은 최고구속 146km짜리 직구와 함께 커브(106~121km), 슬라이더(128~137km), 체인지업(127~135km)을 섞은 볼배합으로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위기도 많았다. 2회말에는 1사 1, 2루에 몰렸고, 4회말 2사 후 윤상균에게 좌월 솔로포를 내준 뒤 2사 1, 2루에 몰렸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요리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말에는 1사 만루에서 조인성에게 6-4-3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7회말에는 2사 1, 2루서 윤상균을 유격수 땅볼로 솎아냈다.
그야말로 차우찬은 계속된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위기관리 능력으로 LG 타선의 추격세를 매번 끊어낸 셈이다. 8회말까지 마운드에서 버틴 차우찬은 사실상 홀로 경기를 책임졌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차우찬은 지난해 LG전에 6차례 등판해 패전없이 3승 평균자책점 0.28(32.1이닝 4실점 1자책점)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때문에 올 시즌 들어 김광현 및 SK의 좌완 불펜진, 이혜천(두산)에 '괴물' 류현진까지 상대팀 좌완들을 두들기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LG는 차우찬에게 설욕을 다짐하며 눈빛을 번득였다.
하지만 차우찬은 해가 바뀌어 만난 LG를 상대로 또 다시 역투를 펼치면서 시즌 첫 승을 일궈냈다. 2경기 등판해 승수를 챙기지 못했던 차우찬으로서는 마수걸이 승과 함께 자신감 증폭까지 이래저래 LG를 상대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날이었다.
'LG 킬러'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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