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KIA가 삼성의 추격에 혼쭐이 나긴 했으나 9-8로 간신히 승리, 홈 개막전 역전패의 아픔을 털어냈다.
KIA는 3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두번째 경기서 김상현의 만루포로 기선을 제압하고, 동점 추격을 당한 7회말 이범호가 결승 솔로홈런을 날린데 힘입어 9-8,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전날 채태인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맞고 패한 쓰라림을 하루만에 되갚으며 개막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2회까지 김상현의 만루포 등으로 8-1까지 크게 앞섰던 KIA는 계투진의 난조로 8-8 동점을 허용하며 전날 역전패의 악몽에 다시 사로잡히는 듯했다. 자칫 넘어갈 수도 있었던 경기 흐름을 KIA쪽으로 되돌려준 것이 올해 야심차게 영입한 이범호의 방망이. 이범호는 7회말 삼성 5번째 투수 정현욱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작렬시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초반과 중반의 경기 양상은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 초반은 완전히 KIIA 페이스로 흘러 일찌감치 대량득점을 올리며 낙승이 예상됐으나, 중반 삼성이 맹추격을 벌이며 7점차를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1회 공방에서는 일단 장군멍군. 삼성이 1회초 연속 볼넷으로 얻은 찬스에서 최형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자 돌아선 1회말 KIA 톱타자 이용규가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금방 1-1 동점을 만들었다.
2회말, KIA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선두 김주형이 3루수를 스치고 빠져나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다음 이현곤의 유격수 땅볼 때 상대 실책이 나오면서 김주형이 홈인, 일단 균형을 깼다. 이어 볼넷 두 개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이범호가 우전 적시타를 쳐 추가 2득점.
최희섭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가 되자 김상현이 삼성 선발 카도쿠라를 좌월 만루홈런으로 두들겼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8-1로 벌어졌다. KIA로서는 전날(2일) 개막전서 채태인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맞았던 쓰라림을 김상현의 만루포로 되갚는 느낌이었다.
KIA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던 경기는 중반 요동쳤다. 4회초 채태인의 솔로홈런이 나와 2-8이 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6회초 박석민 채태인의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며 비교적 호투하던 KIA 선발 트레비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것이 반격의 신호탄이었다. 조동찬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한 뒤 강명구의 볼넷과 배영섭의 안타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다급해진 KIA는 급히 양현종을 다시 구원투입했으나, 양현종의 제구가 되지 않았다. 박한이, 가코, 최형우 3명의 타자에게 내리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해 스코어는 8-6으로 좁혀졌고 만루 위기는 계속됐다. 여기서 박석민이 또 다시 바뀐 투수 곽정철로부터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터뜨려 8-8,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맹추격전으로 저력을 과시했던 삼성으로선 7회말 이범호에게 내준 솔로홈런이 뼈아팠다.
KIA는 선발 트레비스가 5이닝 6안타(1홈런) 4실점한 뒤 불펜진을 총동원하며 승리를 따냈다. 3번째 투수로 선발요원 양현종을 깜짝 투입한 것이 결과적으로 실패작으로 돌아갔지만 홈 2연전을 모두 내줄 수는 없다는 벤치의 집념을 읽을 수 있었다. 곽정철이 동점타를 맞긴 했으나 1.1이닝 무실점의 기록으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고, 8회 등판해 1.1이닝을 마무리한 유동훈이 세이브를 챙겼다.
삼성 선발 카도쿠라는 2이닝 5안타(2홈런) 3볼넷 8실점으로 고개를 떨궜고, 동점 상황에서 이범호에게 홈런을 맞은 정현욱이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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