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와 넥센은 '주전 포수의 부재'라는 같은 고민을 안고 2011 시즌을 맞았다.
SK로선 국민포수 박경완의 부상이 큰 걱정이다. 박경완의 부재는 여타 팀 포수의 빈자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박경완의 볼배합은 SK 마운드의 핵심과도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박경완은 아직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1군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 이상 무리하게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복귀 시점 또한 불투명하다.
넥센도 주전 포수 강귀태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허리부상 때문이다. 2군으로 내려간 강귀태는 회복 후 재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의 빈자리는 각각 정상호와 허준이 맡았다. 두 선수 모두 오랫동안 팀의 백업 포수로 활약해 온 믿음직스러운 선수들이다. 정상호는 지난 2009년에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박경완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허준 역시 지난 시즌 73경기에 출장하면서 2001년 입단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시즌 개막전 맞대결서 양팀은 주전 포수의 빈자리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
0-0으로 맞선 5회초 2사 1루서 SK 정상호는 선발 게리 글로버의 낮게 들오는 공을 놓쳐 넥센 이숭용을 2루까지 진루시켰다. 자칫하면 실점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후 김민우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넥센은 포수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0-1로 뒤진 8회말 허준에게 포수 마스크를 건네받은 신인 이해창은 몸에 맞는 볼로 나간 SK 선두타자 박진만에게 어이없는 도루를 허용했다. 박진만의 도루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어진 1사 2루서 이해창은 배힘찬의 공을 다리 사이로 빠뜨렸고 박진만은 가볍게 3루에 안착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추가 실점 상황. 결국 배힘찬이 정근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점수는 0-2로 벌어졌다. 상대의 타격이 아니라 도루 허용과 수비 실책으로 내준 점수였다.
더욱 큰 문제는 당분간 SK와 넥센 모두 이러한 공백을 안고가야 한다는 점이다. SK 전력의 가장 큰 변수는 박경완의 복귀 여부다. 넥센은 더욱 심각하다. 강귀태가 훈련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쳐지면서 복귀 시점은 예상할 수도 없게 됐다.
첫 경기부터 불거진 주전포수의 공백이 양팀 감독에게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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