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6.2이닝 3실점, 김태균엔 무안타…이승엽 안타 1개

[석명기자] 박찬호(오릭스)가 김태균(지바롯데)과 일본에서 처음 만나 투타 대결을 벌였다. 박찬호는 선발로 합격점이 될 만한 호투를 했으나 또 보크 판정을 받아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일 일본에서는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프로야구 12개팀이 모두 나선 자선경기 6게임이 일제히 벌어졌다. 오사카 교세라돔에서는 박찬호 이승엽의 소속팀 오릭스와 김태균이 있는 지바롯데가 자선경기를 치렀다.

경기 소식을 전한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릭스 선발로 등판한 박찬호는 시즌 개막이 다가오면서 선발 투수로서 신뢰할 만한 피칭 내용을 보여줬다. 일본 진출 후 가장 많은 6.2이닝이나 던졌고 투구수도 109개로 처음으로 100개 이상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최종적으로 5안타 3사사구로 3실점(2자책점)했고, 오릭스가 1-6으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피칭 내용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다. 5회까지는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2회 몸에 맞는 공 2개와 실책으로 1실점(비자책)한 외에는 거의 완벽한 피칭.

그러나 처음으로 긴 이닝 피칭을 해서인지 6회 연속안타를 맞고 1실점했고, 7회에도 집중 3안타를 맞고 추가 1실점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중반 이후에도 구위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여전히 보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계속 숙제로 남았다.

박찬호는 6회 선두타자 기요타에게 첫 안타를 2루타로 내줘 무사 2루로 몰린 상황에서 다음 타자 오기노 타석 때 보크를 범했다. 일본에 온 후 줄곧 문제가 됐던 세트포지션에서의 정지 동작을 지적받은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포수와 호흡이 맞지않아 투구 동작을 취하다 공을 던지지 않음으로써 보크 판정을 받았다. 이 보크로 흔들렸는지 박찬호는 곧바로 오기노에게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보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박찬호는 "앞으로 수정해나갈 수 있다.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박찬호는 이날 긴 이닝을 소화한 것에 더 큰 의미를 뒀다. 그는 "100구 이상 던진 것이 오래간만이다. 확실히 투구 막바지 피곤함이 느껴졌지만 (피칭을) 즐겼다"고 여유있게 말했다.

한편, 박찬호와 김태균의 맞대결 결과는 박찬호의 판정승. 지바롯데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균은 박찬호와 세 차례 대결을 벌였는데 2회 첫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으나 이후 유격수 땅볼(4회), 3루 땅볼(6회)로 물러났다. 박찬호가 강판한 이후 김태균은 8회 헛스윙 삼진 아웃돼 이날 안타 하나도 쳐내지 못했다.

오릭스의 6번타자 1루수로 출전한 이승엽은 4타석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그런대로 제몫을 해냈다. 4회 두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날렸고 7회엔 병살타도 하나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