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 호세 칸세코가 희대의 속임수를 쓰다 들통이 나 망신을 사고 있다.
유명인사 복싱 대회에 자신이 등장하기로 해놓고는 동생을 대신 내보냈다가 뜻을 이루기 직전에 사소한 시비 때문에 모든 것이 드러난 것이다.
플로리다 지역신문 '선센티넬'이 2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칸세코는 출전료 1만달러를 받고 27일 플로리다주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복싱 경기를 갖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LA에 살고 있는 칸세코는 26일 플로리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쳤고 이에 자신의 동생을 출전시키기로 했다. 동생 아지 칸세코는 얼굴만 보아선 자신의 형과 구분이 쉽지 않은 일란성 쌍둥이.
이 경기를 주최한 프로모터 데이먼 펠드먼은 진짜 칸세코가 왔는줄 알고 경기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대신 온 아지 칸세코가 무리한 요구를 하며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칸세코가 약속과 달리 계약금으로 건넨 5천달러를 빼고 남은 파이트머니 5천달러를 수표가 아닌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그의 측근들이 낌새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호세 칸세코는 팔에 커다란 문신을 갖고 있는데 비해 아지 칸세코의 팔에는 문신이 없었다.
거기에 펠드먼은 호세 칸세코의 전화번호가 찍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거기에는 "그에게 돈을 줘라(You have to pay him)"이라고 찍혀 있었다. 펠드먼은 왜 '나'라고 표현하지 않고 '그'라고 했을까를 생각하다 결국 경기장에 도착한 칸세코가 호세가 아닌 아지라는사실을 깨달았다.
경기는 취소됐고 아지 칸세코는 경찰의 호위를 받고 성난 관중들 사이로 빠져나와야 했다.
아지 칸세코는 메이저리그에서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성공한 형 호세와 달리 주로 마이너리거로 뛰다 은퇴했다. 과거에는 일정이 바쁜 형 대신 사인회에 참가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도 아지 칸세코는 호세 칸세코의 야구 카드에 형의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게다가 호세 칸세코는 사기극이 들통난 뒤 펠드먼에게 "내 동생에게 남은 5천달러를 주면 나중에 당신을 위해 경기를 하고 언론 문제도 모두 내가 처리하겠다. 그게 싫으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문자 메시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모터 펠드먼은 진짜로 아지 칸세코를 형 호세 칸세코로 생각했는가라는 질문에 "진짜 칸세코를 본 지 18개월이나 됐다"며 "사실 그 때 만난 사람도 진짜 칸세코인지 아니면 그의 동생인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초로 홈런 40개와 도루 40개를 돌파한 칸세코는 은퇴 후 자서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들의 스테로이드 사용을 폭로해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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