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실력만큼은 대한민국 일등이라고 자부합니다."
당돌하다. 실력에 대한 자신감,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다. 그러나 신인들의 치기 어린 패기쯤으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데피닛과 지백의 2인조로 이루어진 선데이투피엠(Sunday 2PM)은 지난 2003년 팀 결성 후 홍대 언더그라운드신에서 8년간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온 신인 아닌 신인이다.
'속사포 랩퍼'로 유명한 아웃사이더가 설립한 레이블 블록버스터 레코드 소속으로, 팀 결성 후 8년여 만에 정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하게 됐다.
◆"2PM보다 먼저 생긴 이름, 오해마세요."
선데이투피엠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일요일 오후 두시라는 뜻으로, "나른하게 처지는 오후, 음악으로 지루함을 깨겠다"는 의미로 만든 이름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 투피엠(2PM)을 연상케하는 이름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많다. 간혹 투피엠의 이름에서 팀명을 따온 것 아니냐는 항의도 있지만 선데이투피엠은 엄연히 투피엠 데뷔 훨씬 전인 2003년 생긴 이름이다.
"원래는 투피엠으로 하려고 했는데 너무 짧은 것 같아서 고민을 하다가 선데이투피엠이 됐어요. 사실 가요계에 데뷔한다고 하자 '오빠들 이름 때문에 이제 큰일 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해 준 팬도 있어요.(웃음) 한번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저희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올라왔는데 그 분들 팬이 장악을 해서 반발 리플이 수백개 달리기도 했죠."(데피닛)
"군대에 있을 때 2PM이라는 팀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예요. 제가 언더에서 활동한 걸 알던 선임이 착각하고 '니네 그룹 나온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묘하게 부러운 마음도 들고, 노래하고 싶은 마음도 들더라구요. 특히 한참 앞날에 대한 고민을 할 때였는데 2PM을 보면서 전역 후에 다시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하게 됐죠."
두 사람은 "이름 때문에 비애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다"며 "이름을 잘 지었다"고 웃었다.
◆"랩을 잘 하는 아이+잘 아는 아이=선데이투피엠"
선데이투피엠은 언더그라운드 시절 발매했던 EP앨범 '오디션(Audition)'과 데피닛의 솔로 앨범 '디-코드(D-code)'를 통해 언더그라운드 시장에서 검증 받은 실력파 듀오다.
멤버 지백은 자신을 '랩을 잘 하는 아이'로, 데피닛은 '랩을 잘 아는 아이'로 자신을 소개했다. 지백이 기술적으로 랩을 잘한다면, 데피닛은 랩을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스타일은 달라도 랩에 관한 두 사람의 욕심과 자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랩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아요. 현란한 속사포랩도 할 수 있고, 말랑말랑한 곡에 감성적인 랩도 할 수 있어요. 어떤 음악이든 우리만의 스타일로 맞추는 거죠."
두 사람에게 '아웃사이더보다 랩을 잘 한다고 생각하냐'고 다소 짓궂은 질문을 던졌더니 "우리가 아웃사이더보다 랩은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아웃사이더 형도 니네가 잘 한다고 이야기한다"는 거침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데이투피엠과 레이블 대표인 아웃사이더는 이미 홍대 언더그라운드 시절부터 돈독한 사이. 두 사람은 아웃사이더의 3집 '주인공'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적 있으며, 아웃사이더는 선데이투피엠의 미니앨범 타이틀곡 '어떻게'에 프로듀싱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선데이투피엠에게 아웃사이더는 음악적 경쟁자인 동시에 조력자다. 바로 어제(21일) 군입대로 인해 공백기를 갖는 아웃사이더는 두 사람에게 든든한 지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웃사이더 형이 '내가 없는 동안 나를 올라서고 뛰어넘어라. 그러면 2년 뒤에 내가 다시 뛰어넘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랩 초능력자라는 의미의 앨범 타이틀 '돌연변이'처럼, 실력으로 증명하겠습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