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임무를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삼성)가 '불완전연소'했다. 승리투수의 조건인 5이닝을 버티지 못했고 팀의 리드를 이끌지도 못했다.
배영수는 18일 대구구장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선발등판해 팀이 1-2로 뒤진 5회초 2사 3루서 정현욱에게 바통을 넘겨야 했다. 최종성적은 4.2이닝(76구) 4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삼성은 '적지' 인천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시리즈 초반 기세를 완전히 빼앗겼다.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서 이날 3차전마저 패하면 사실상 우승은 기적을 바라는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에 선동열 감독은 투수조 전원을 불펜 대기시키면서 3차전 '올인'을 선언했다. 그만큼 배영수의 어깨에 실린 부담감은 무거웠다.
배영수는 1회초 제구 난조로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불펜진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꾸역꾸역' 비룡타선을 막아내긴 했지만 힘겨운 피칭이었다.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며 초장부터 흔들린 배영수는 박재상의 희생번트 후 박정권에게 행운의 내야안타까지 내주며 1사 1, 3루에 몰렸다. 이후 이호준의 1루 땅볼 때 3루주자 정근우가 홈을 밟아 첫 실점한 배영수는 최정에게 몸에 맞는 볼, 김강민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삽시간에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게다가 곧바로 김재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1회에만 2실점.
그나마 이어진 2사 만루 추가실점 위기서 박경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 위안거리였다.
배영수는 2회초와 3회초에는 냉정함을 되찾고 연속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치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4회초, 선두타자 김강민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후에도 김재현을 4-6-3 병살, 박경완을 삼진으로 잡아내 쾌조의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돌아온 5회초를 버텨내지 못했다. 선두타자 나주환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후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린 배영수는 박재상을 우익수 깊숙한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다만 상황이 2사 3루가 됐고, 선동열 감독은 더 이상 점수를 내주면 어렵다고 판단해 정현욱을 구원 등판시키며 배영수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선동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투수 2명으로만 끝내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내심 배영수가 후반까지 버텨주길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 바람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초반 적시타 실종으로 주춤된 타선의 부진도 배영수에게는 불운이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