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버라이어티의 인기속에 정통코미디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으로 대표되는 버라이어티의 인기는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웃음의 파장보다 더 크게 정통 코미디를 TV에서 사라지게 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TV에서는 KBS '개그콘서트'와 '개그스타', MBC '꿀단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코미디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MBC가 지난 5월 공개코미디 '하땅사' 폐지 이후 2개월 만에 선보인 '꿀단지'는 콩트 코미디의 부활을 꿈꾸며 최양락, 유세윤 등 코미디언들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하춘하, 노사연, 김나영 등 기존 연예인의 이미지를 이용한 콩트들로 정통코미디 보다는 버라이어티 형식에 더 가깝다.
'웃찻사'의 경우 SBS의 11월 가을개편과 함께 7년 6개월 만에 폐지될 예정이며, 후속 작품의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KBS의 '개그콘서트'와 '개그스타'만이 지상파 방송국의 유일한 정통코미디가 됐다.
이 같은 정통코미디의 몰락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몸 던져 가면 큰 웃음을 선사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잘못이라고 탓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를 제외하면 버라이어티의 큰 인기는 경제 논리로 운영되는 방송계의 냉혹한 계산대에 올려져 정통코미디를 TV에서 사라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정통코미디의 몰락이 향후 방송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방송계를 주름잡고 있는 이경규, 유재석, 신동엽, 박명수, 김국진, 김용만 등은 모두 방송사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이들은 다양한 정통코미디를 하나하나 몸으로 익히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섰다.
최근 차세대 예능 주자로 주목받는 유세윤, 이수근, 김신영 등 역시 공채 출신으로 매주 아이디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치열한 공개코미디에서 밑바닥부터 고생한 배움을 기본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단순 시장경제 논리로 운영되는 방송계의 냉혹한 현실에서는 미래의 유재석도 신동엽도 이수근도 존재하기 어렵다.
정통코미디에 있어서는 당장의 계산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중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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