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삼성과 롯데가 정면대결을 펼친다. 개막 후 한 차례도 대결하지 못한 '영남라이벌' 삼성과 롯데는 4일~6일 벌써부터 더워진 대구벌에서 첫 3연전을 벌인다.
첫 대결인 만큼 양 팀의 은근한 신경전도 느껴진다. 특히, 삼성은 4연승을 내달리며 선발진 봉괴로 고전하고 있는 2위 두산을 1게임 차로 추격하고 있어 이번 3연전을 '철웅 추월'의 기회로 보고 있다. 권혁(어깨)과 오승환(허벅지 가래톳)이 부상으로 즉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선동열 감독의 고민도 깊어졌지만, 전통적으로 롯데에 강한 만큼 최소 위닝시리즈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롯데 역시 분위기 상승의 기회다. 최근 힘든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지난 2일 KIA전에서 연장 10회 장성우의 끝내기안타로 1승을 챙긴 롯데는 삼성을 상대로 '5월의 반격'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작정이다.
홍성흔, 이대호,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맹활약 속에서도 선발진의 롤러코스터 피칭, 불펜의 지속적인(?) 부진, 고질적인 수비실책 등으로 1승의 힘겨움을 절감하고 있는 롯데는 조성환의 왼종아리 통증 재발의 불안감과 주장의 공백을 삼성전 승리로 말끔히 씻어낼 참이다.
재미있는 점은 지난 시즌 삼성과 롯데는 맞대결 승패 여부에 따라 팀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린 경험을 했다는 것. 일례로 삼성의 경우, 5월초 1승 1패 식으로 힘들게 4위 자리서 버텨오던 시기에 (5월) 12~14일 사직 롯데전 3연패를 기점으로 9경기서 8패를 당하고 진땀을 흘렸다. (5월) 22일 대구 롯데전을 승리로 이끈 이후에는 6월 초 히어로즈와의 3연전까지 12경기서 9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삼성은 시즌 내내 롯데를 만난 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고, 팀 분위기가 크게 전환되는 경험을 했다.
롯데는 시즌 중반 미친 듯한 연승행진을 거둬 삼성전의 의미가 다르지만, 사실 당시에도 4위 추격자를 따돌리는 차원에서 놓칠 수 없는 일전이었다. 롯데로서도 이번 삼성전은 시즌 후반 4강싸움을 위해 무조건 승수를 챙겨놓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일단 삼성 선동열 감독은 첫 경기 선발로 좌완 차우찬을 선발 예고했다. 지난주 두 차례(4월 27일~28일)나 선발 기회를 가졌지만 연속 우천취소로 등판이 무산된 차우찬으로서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벼르지 않을 수 없다. 부진한 용병 나이트가 불펜으로 강등된 상황에서 선 감독의 첫 선발 시험을 다시 치르게 된 그로서는 호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수적. 현재 계투등판 6경기서 9.1이닝을 소화,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도 장원준 카드로 좌완 맞대결을 성사시켰다. 올 시즌 2승 2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고 있는 사실상의 2선발 요원인 장원준은 여전히 들쑥날쑥 피칭을 이어가고 있지만, 역대 성적이나 선발 경험만큼은 차우찬을 압도한다.
과연 삼성과 롯데의 주중 3연전 승자는 어느 쪽이 될까. 은근히 재미있는 양 팀간의 시즌 첫 맞대결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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