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2010 회장기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 준결승전에서 원광대는 연세대를 6-2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원광대는 연세대 타선을 산발 5안타로 막아낸 마운드가 돋보였다. 선발 박수환(2학년, 사이드암)은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3회까지 단 1안타만을 허용하는 등 중요한 게임에서 선발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비록 4회 연속안타를 허용, 2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지만 준결승전이라는 큰 게임에서 비교적 침착한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동료 타자들에게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원광대는 3회 안타로 출루해 3루까지 진루한 이무진(4학년, 1루수)이 상대선발 박상옥(연세대1, 우완)의 폭투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4회엔 상대 내야 실책으로 출루한 윤정우(4학년, 좌익수)가 베이스를 훔친 뒤 전날까지 26타수 10안타(3할8푼4리)의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던 김민식(3학년, 포수)이 장쾌한 우월3루타를 터트리며 점수를 보탰다.
0-3으로 뒤지던 연세대는 4회말 반격에 나서서 2점을 따라갔다. 1사 이후 4번 나성용(4학년, 포수)과 5번 유민상(3학년, 1루수)이 연속 안타로 기회를 열고 이어진 적시타와 폭투로 한 점 차까지 따라갔다.
하지만 원광대는 5회 안타 두 개와 볼넷을 묶어 무사 만루를 만들고 김정수(2학년, 유격수)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 이어 김민수(3학년, 우익수)가 깨끗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순식간에 4점 차이로 벌리면서 연세대의 추격 기세를 꺾어버렸다.
승리투수는 5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원광대 세 번째 투수 조근종(2년, 사이드암)이 차지했다. 조근종은 5이닝 동안 16명의 타자를 상대, 9회 내야안타 한 개만을 허용했을 뿐 삼진 6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피칭 내용을 보이며 무실점으로 게임을 마쳤다. D조 예선을 포함 팀이 치른 전 경기에 등판한 조근종은 한 차례 완봉승(경희대전)도 올리는 등 4승째를 챙겼다. 32⅓ 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의 기록도 유지했다.
연세대는 원광대의 2학년 사이드암 투수 2명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33명의 타자가 11개의 삼진을 당하며 이렇다 할 공격의 물꼬를 찾지 못하고 5안타의 빈공에 허덕였다. 연세대로서는 2001년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 결승 진출의 꿈이 무산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예선 전승을 거두며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연세대를 꺾은 원광대는 득점 찬스 때마다 타선의 응집력이 돋보였고 주루 플레이도 빛났다. 9개의 안타와 4개의 도루, 거기에 상대 투수의 폭투 3개를 적절히 이용해 6점을 뽑아내는 합리적인 야구를 펼쳤다.
이로써 원광대는 1993년 이후 17년 만에 춘계리그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1986년 이 대회 우승 이후 24년 만에 정상탈환을 노리고 있는 원광대는 고려대를 꺾고 올라온 성균관대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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