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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미실 떠난 자리, 명장면-명대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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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은 죽음으로 떠났지만 미실의 명장면과 명대사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남았다.

고현정은 4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선덕여왕' 인기에 일등공신이다. 미실의 소름 끼치는 카리스마와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고현정의 열연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사람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눈썹의 꿈틀거림 등 미세한 표정만으로도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여장부 미실. 방영 6개월 동안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미실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모아봤다.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고현정의 사극 연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봤던 드라마 초반, 미실이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는 장면을 인상깊게 각인시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 장면에서 미실은 숨을 거둔 진흥대제를 앞에 두고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하셨습니까. 보십시오. 미실의 사람이옵니다. 미실의 시대이옵니다."고 말한다. 그렁그렁한 눈물과는 반대로 소름 돋는 목소리로 천하를 호령하는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미실과 덕만의 '100분토론'

덕만과 미실은 서로에게 운명의 맞수이자 강력한 경쟁자였고 또 다른 의미의 동지였다. 첨성대 건립을 둘러싸고 '희망의 정치'와 '환상의 정치'등 서로 다른 정치관을 내세우면서 팽팽하게 진행된 두 사람의 설전은 이후 '100분 토론'이라 불리며 지금까지도 최고의 어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덕만이 과학을 등에 업고 무지한 백성들을 속이지 않겠다고 말하자 미실은 "백성들은 환상을 원한다. 가뭄에 비를 내리고 흉사를 막아주는 초월적인 존재를 원한다. 그 환상을 만들어야 통치할 수가 있다. 그들에게 안다는 것은 피곤하고 괴로운 일이다. 희망이 가장 잔인한 환상이다. 공주께서는 이 미실보다 간교하다"고 자신의 뜻을 펼쳤다.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미실과 유신의 불꽃 튀는 대결도 관심을 모았다. 미실이 유신에게 자신의 사람이 되라고 회유하는 장면과 윙크하는 모습은 네티즌 사이서 패러디되며 크게 화제를 모았다.

미실이 유신에게 자기 사람이 될 것을 부탁하자 유신은 "저를 가지시려거든 제 시체를 가지셔야 할 것"이라며 단번에 거절한다. 미실은 하늘의 뜻을 상징하는 단어를 쓰고, 이 글귀를 보며 놀라는 유신랑에게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라며 야릇한 미소와 함께 윙크를 날렸다.

훗날 상황이 역전되어 미실을 찾아가 무릎을 꿇는 유신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유신은 "이제야 제 그릇의 크기를 인정합니다. 이제 세주님의 품으로 들어가려 합니다"고 말한다. 미실은 "내가 젊었더라면 직접 품었을 것을 이리도 안타까울 때가 있나"며 간교하게 웃었다.

◆ "왜 난 성골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미실이 늘 강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였지만 성골 출신이 아니라는 신분의 한계에 부딪혔던 미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장면은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덕만이 미실의 신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첨성대를 건축해야 한다고 하자 겉으로 담담하게 대응했지만 속으로는 덕만의 지혜를 인정하며 부러움을 내비쳤다.

미실이 설원랑을 향해 "덕만의 신선한 발상이 부럽다. 서라벌 황실에서 나고 자란 이 미실은 할 수 없는 생각이다. 또 젊음이 부럽다... 왜 난 성골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내가 쉽게 황후의 꿈을 이뤘다면 그 다음의 꿈을 꿀 수 있었을텐데...난 다음 꿈을 볼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삼키는 장면은 미실의 행동을 미워할 수 만은 없게 만들었다.

◆미실의 자결 "미실의 시대여 안녕히"

고현정의 하차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은 미실의 죽음을 둘러싸고 어떤 방법으로 최후를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을 펼쳐왔다. 많은 기대감과 관심 속에서 베일을 벗은 미실의 죽음은 단연 놓치기 아까운 명장면.

미실은 신라를 자기 손으로 무너트릴 수 없어 자결을 택했다. 미실은 음독 후 죽음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아들인 비담에게 욕망을 불어넣었다.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덕만을 사랑하면 그리해야 한다. 연모, 대의, 이 신라 어느 것 하나 나눌 수가 없는 것들이다. 유신과도 춘추와도 그 누구와도 말이다. 나는 사람보다 나라를 가지려고 했다. 너는 나라를 얻고 사람을 가져야 한다."

거친 세상 속에서 미실로 인해 더욱 강하게 성장했던 덕만은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미실에게 '당신이 없었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미실의 시대 안녕히'라며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그렇게 찬란했던 미실의 시대는 막이 내렸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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