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나이퍼' 설기현(30)의 끝없는 도전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이어지게 됐다.
설기현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지센은 14일 "설기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임대 이적했다"라고 밝혔다.
이적 조건은 6개월 임대 후 완전 이적 조건이며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알 힐랄과 풀럼FC는 13일 임대 계약에 합의했다.
알 힐랄에 임대 선수로 뛰게 되면서 설기현은 사우디 진출 1호 한국선수가 됐다. 알 힐랄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를 연고지로 삼고 있고 지난해 리그 우승팀으로 올 시즌 AFC(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팀이기도 하다.
2001년 광운대학교 재학 시절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으로 벨기에 주필러리그 로얄 앤트워프에 진출한 설기현은 주로 최전방 공격수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며 2001~2002 시즌 25경기에서 10골을 넣는 활약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주필러리그의 강팀 안더레흐트에 입단, 2003~2004 시즌까지 활약하며 71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한국인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기도 하는 등 설기현이 가는 길은 언제나 개척지나 다름없었다.

2004년 영국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튼으로 옮긴 설기현은 부상으로 벤치에 머물기도 했지만 한 언론으로부터 '챔피언십을 빛낸 20인 선수'로 꼽힐 만큼 주목받았다.
2006년엔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레딩FC로 이적해 세 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탄생했다. 챔피언십에서 그의 활약을 눈여겨보던 스티븐 코펠 감독의 눈에 들었고, 27경기에서 4골 4도움, FA컵 4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 등 괜찮은 활약을 하며 레딩을 정규리그 8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없이 명단에서 제외되고 발톱이 빠지는 부상까지 입으면서 설기현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코펠 감독과의 불화설이 도는 등 이적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2007년 8월 31일(현지 시간) 런던 연고의 풀럼으로 이적하게 됐다.

풀럼에서의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고 부상 악재도 겹쳤다. 지난해 8월 17일 2008~2009 시즌 헐시티와의 개막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상쾌하게 시작하는 듯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2군을 전전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풀럼의 로이 호지슨 감독은 "설기현의 이적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해 사실상 방출 의사를 내비쳤다. 결국, 설기현은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고 알 힐랄의 부름을 받게 됐다.
설기현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오는 19일 리그 16라운드 알 와타니와의 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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